엔화 39년 만의 최저 눈앞…日정부 '환율 방어선' 시험대 [도쿄나우]

입력 2026-06-23 08:52   수정 2026-06-23 08:59

엔화 39년 만의 최저 눈앞…日정부 '환율 방어선' 시험대 [도쿄나우]


일본 엔화 가치가 플라자합의 이후 39년 만의 최저 수준을 눈앞에 두고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일 재무장관 협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61.93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2024년 7월 기록한 저점인 161.96엔 근접한 수준으로, 이를 넘어설 경우 1986년 12월 이후 약 39년 만의 엔저 수준이 된다.

하지만 엔·달러 환율은 이후 급락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경 161.93전까지 오른 뒤, 두 차례에 걸쳐 하락하며 오전 11시 직전 161.08전까지 내려갔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온라인 협의를 진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시점과 겹쳤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매수 개입이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환율 수준을 확인하는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 개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개입 경계감이 커지며 엔화 약세 흐름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미일 재무장관 협의는 정례적인 의견 교환 성격으로, 외환시장 동향과 함께 미국·이란 휴전 합의, 인공지능(AI) 관련 과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당국이 주목하는 환율 수준은 2024년 7월 기록한 161.96엔이다. 이 수준을 넘어설 경우 1986년 이후 최저 엔화 가치가 된다. 당시에는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달러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국제 공조 속에서 엔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던 시기였다.

다만 최근 엔저 흐름은 투기적인 움직임보다는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 확대가 예상되면서 달러 매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형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2일 미국 중앙은행(Fed)가 9월 이후 연내 세 차례,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달러 강세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도 2025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인 101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행은 16일 기준금리를 1%로 인상하며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보였다. 우치다 신이치 부총재는 “금리 인상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인상 속도가 반년에 한 차례 정도의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일 금리 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시장 개입 카드를 꺼낼지 여부가 향후 환율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짚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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