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은 삼전닉스로 대박 났다는데"…직장인 '벼락거지' 공포

입력 2026-06-24 11:01   수정 2026-06-24 11:21

"김과장은 삼전닉스로 대박 났다는데"…직장인 '벼락거지' 공포


직장인 2명 중 1명은 남들이 얻는 기회에서 자신만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 이른바 '포모(FOMO)'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 수익과 자산 형성, 인공지능(AI) 시대의 커리어 변화, 또래와의 비교 심리가 직장인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직장인 절반 이상 '포모 영향권'
24일 엘림넷 나우앤서베이가 전국 20세 이상 직장인 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직장인 FOMO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포모 균형 지수(FBI)는 평균 39.2점으로 집계됐다. 조사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다.

포모는 자신만 흐름에서 소외되거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불안을 뜻한다. 나우앤서베이는 투자, AI·커리어, 비교심리, 결핍사고, 불안 의사결정 등 5개 영역에서 포모 영향을 측정하고, 여기에 개인의 회복력을 반영해 0~100점으로 점수를 산출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포모에 더 크게 흔들리는 상태다.

전체 평균은 39.2점으로, 포모 영향이 뚜렷해지는 기준인 40점에는 조금 못 미쳤다. 평균만 보면 안정권에 가까워 보이지만, 개인별 응답을 나눠보면 포모의 영향을 비교적 크게 받는 집단이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52.6%가 투자나 커리어, 비교 심리 등에서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느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우앤서베이는 포모의 영향을 받는 정도에 따라 응답자를 5개 유형으로 나눴다. 기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회민감형'이 41.8%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새로운 기회에 빠르게 반응하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포모가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집단이다.

이어 가끔 흔들리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균형추구형'이 34.3%였다. 외부 변화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기준으로 삶을 주도하는 '자족형'은 13.1%로 집계됐다. 비교와 조급함이 의사결정에 자주 개입하는 '조급증후군형'은 10.3%, 만성적인 결핍감과 불안이 높은 '과잉포모형'은 0.5%였다.
'투자 포모' 가장 높아
직장인들의 포모를 가장 크게 자극한 영역은 투자였다. 조사에서 나눈 5개 영역 중 투자 포모가 60.9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결핍 사고 60.3점, AI·커리어 포모 59.3점 순이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자산 등에서 남들은 기회를 잡고 있는데 자신만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들이 스스로 가장 불안하다고 꼽은 요인은 노후 준비였다. 노후 준비가 22.1%로 가장 많았고, 건강 문제 20.1%, 직장과 고용 안정성 15.0%가 뒤를 이었다.

이는 투자 포모와도 맞닿아 있다. 노후 준비에 대한 걱정이 커질수록 자산을 불려야 한다는 압박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 포모는 단순히 단기 수익률을 놓치는 데 대한 조급함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노후 불안과 자산 형성 부담이 함께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포모가 높은 집단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 뚜렷했다. 조급증후군형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불안 요인은 '급격한 주가 상승'이었다. 비중은 25.2%였다. 전체 응답자의 1위가 노후 준비였던 것과 달리, 이들은 시장이 오를 때 자신만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을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AI와 기술 변화는 직접적인 불안 요인 순위에서는 6.9%로 6위에 그쳤다. 하지만 AI·커리어 포모 점수는 59.3점으로 5개 영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AI를 당장 가장 큰 불안으로 꼽지는 않더라도, 기술 변화가 커리어 경쟁과 일자리 불안의 형태로 직장인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셈이다.
30대 여성·중년 남성 포모 높아

세대와 성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전체로는 남성의 포모 균형 지수가 39.7점으로 여성 38.3점보다 소폭 높았다. 다만 20·30대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고, 40대 이후에는 남성이 더 높았다.

여성은 30대에서 42.9점으로 가장 높았다가 이후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커리어와 결혼, 사회적 비교 압박이 30대 여성에게 집중되면서 포모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남성은 30대 38.9점에서 40대 40.3점, 50대 40.5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나이가 들수록 직업 안정성과 은퇴 준비에 대한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50대에서는 남성 40.5점, 여성 33.3점으로 성별 격차가 가장 컸다. 60대 이상 여성도 33.1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직업별로는 사무·관리직의 포모 균형 지수가 41.2점으로 가장 높았다. 전문직은 33.5점으로 사무·관리직보다 7.7점 낮았다. 공무원·공공기관 종사자는 40.0점이었다. 직무 전문성이 뚜렷할수록 외부 비교나 기회 상실에 대한 불안에 덜 흔들리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행복도와 포모의 관계도 확인됐다. 주관적 행복도에서 '매우 불만족'이라고 답한 집단의 포모 균형 지수는 48.3점이었다. 반면 '만족' 집단은 35.4점, '매우 만족' 집단은 31.9점에 그쳤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낄수록 포모의 영향은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행복한 사람이 포모를 아예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매우 만족' 집단의 포모 지수는 55.9점으로, '매우 불만족' 집단 63.0점과의 차이는 7.1점이었다. 두 집단의 차이는 회복력에서 더 크게 벌어졌다. '매우 만족' 집단의 회복력 지수는 79.9점으로, '매우 불만족' 집단 48.8점보다 31.1점 높았다.

같은 불안을 느끼더라도 행복도가 높은 사람은 이를 더 빨리 털어내고 자기 기준으로 돌아오는 힘이 강하다는 의미다. 포모의 강도 자체보다 이를 회복하는 능력이 삶의 만족도와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나우앤서베이는 "한국 직장인의 포모 균형 지수 평균은 39.2점으로 아직 포모 주의 단계에는 진입하지 않았지만, 전체 직장인의 41.8%가 기회민감형으로 나타나 상당수가 임계선에 가까운 상태"라며 "해결책은 더 많은 정보나 기회를 찾는 것이 아니라 비교 심리와 결핍 사고를 줄이고 자신의 기준과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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