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떠난 뒤 월 35만뿐…충격의 유족연금 현실

입력 2026-06-24 11:06  


가족의 주 소득원이 숨진 뒤 남은 유족에게 지급되는 국민연금 유족연금이 생계 안전망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족연금만 받는 수급자의 월평균 급여가 36만원대에 그치면서 수급 가구의 절반 이상이 빈곤 위험에 놓인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국민연금연구원 김혜진·정인영·손현섭·이예인 연구원의 '유족연금 급여수준의 적정성 검토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유족연금 수급자는 108만466명이었다. 이 중 다른 연금과 함께 받지 않고 유족연금만 단독으로 받는 사람은 92만2513명으로 전체의 85.4%를 차지했다.

급여 수준은 낮았다. 지난해 전체 유족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은 35만4044원이었다. 유족연금 단독 수급자만 따져도 월평균 36만3133원에 머물렀다. 1인 가구 생계급여 기준인 약 63만원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수급자 다수는 월 20만원대에서 30만원대 연금을 받았다. 월 20만원 이상 40만원 미만 구간에 전체 수급자의 66.7%가 몰려 있었다. 월 100만원 이상을 받는 수급자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낮은 급여의 배경에는 짧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있다. 유족연금 단독 수급자의 사망 가입자 평균 가입 기간은 지난해 기준 154.7개월이었다. 약 13년 수준이다. 현행 제도는 사망 가입자의 가입 기간이 20년 미만이면 기본연금액의 40~50%만 지급한다. 20년 이상 가입해야 지급률 60%가 적용된다.

생활 실태를 보면 취약성은 더 뚜렷했다. 연구진이 국민노후보장패널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족연금 수급 가구의 상대빈곤율은 53.77%로 나타났다. 수급 가구 둘 중 하나 이상이 사회 전체 중위소득의 절반에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한다는 의미다.

고령층은 상황이 더 나빴다. 65세 이상 유족연금 수급자의 상대빈곤율은 60.34%였다. 노령연금 수급자나 다른 공적연금 수급자보다 빈곤 위험이 높았다. 절대빈곤율도 15.26%로 다른 연금 수급 집단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수급자의 성별도 눈에 띈다. 유족연금 수급자의 90.1%는 여성이었다. 배우자 사망 뒤 홀로 남은 중장년·고령 여성이 낮은 연금과 불안정한 소득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 참여한 수급자들은 유족연금이 정기적으로 들어온다는 점에서는 안정감을 느끼지만, 관리비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국제 기준과 비교해도 한국의 유족연금은 낮은 편으로 평가됐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유족급여를 표준 근로자 임금의 40% 이상 보장하도록 권고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은 사망 가입자가 받던 연금의 50~80%를 유족에게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은 가입 기간에 따라 기본연금액의 40~60%를 차등 지급한다.

보고서는 제도 개선안으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는 의제가입기간을 현행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실제 가입 기간이 짧아도 일정 기간 가입한 것으로 인정해 급여를 높이는 방안이다. 이 경우 2026년 신규 수급자의 월평균 급여는 현행 42만8000원에서 54만60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둘째는 가입 기간과 관계없이 지급률을 60%로 통일하는 방안이다. 단기 가입자 유족의 보장은 강화되지만, 장기 가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 경우 2026년 신규 수급자 월평균 급여는 47만7000원으로 전망됐다.

셋째는 차등 구조를 유지하되 지급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가입 기간 10년 미만은 50%, 10년 이상 20년 미만은 60%, 20년 이상은 70%를 적용하는 안이다. 이 경우 2026년 신규 수급자는 월평균 50만5000원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연금 지급률 조정만으로 단기간에 유족연금 급여를 충분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빈곤 위험이 큰 유족에게 국고를 활용한 보충급여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65세 미만 유족처럼 다른 소득 보장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한 계층에 대해 최소 생활 수준의 부족분을 한시적으로 메워주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