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 지역에 '제2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북지역 정치권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지방 반도체 단지 조성 사업을 둘러싸고 호남권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와 윤준병·정동영·이성윤·한병도 등 도내 국회의원 9명은 24일 국회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뜻을 모았다.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은 "광주·전남에 어떤 공장이 어느 정도의 규모로 지어지는지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자"며 "전북의 대응 전략을 마련해 도와 정치권이 공동 대응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이 당선인의 말에 의원들이 공감, 정부에 전북 분산 배치를 건의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한다는 게 인수위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과 충청 지역 내 지어질 반도체 클러스터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장(전공정)과 패키징 공장(후공정)을 함께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규모는 300조∼4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30일 광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내달 2일 충남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투자 결정이 확정되면 이 당선인의 '투자 유치 200조원' 공약은 사실상 좌초 위기를 맞는다. 200조원 중 130조원가량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공장 건설로 해결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호남 반도체 투자설에 대해 "제2의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며 "조만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기업과 입지 등을 어떻게 할지 진지한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용인에 짓기로 한 것을 짓지 않고 지방에 간다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 만드는 것이지, 수도권에 있는 걸 옮기는 게 아니다"고 했다.
또 "평택, 용인, 이천, 청주 등에 주요 반도체 팹들이 위치해 있는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용인 클러스터의 완공 시기를 더 당겨야 한다고 본다"며 "7~8년 다음 단계의 제2 클러스터 부지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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