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골프장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기소된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제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25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두 회사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강원 홍천 블루마운틴CC에 240억4436만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생명보험은 블루마운틴CC에서 접대 골프와 각종 행사·연수를 진행하고, 광고 발주와 명절 선물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 등 그룹 총수 일가가 지분 91.86%를 보유한 회사다. 두 회사가 특수관계인에게 부당 이익을 귀속시키고자, 미래에셋컨설팅의 사업능력이나 거래조건 등에 대한 합리적 고려 없이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0년 5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당초 두 회사를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2022년 4월 각각 벌금 3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미래에셋 측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1심과 2심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들이 특수관계인(박현주 회장)에게 부당이익을 제공하려 한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하급심 재판부는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들 중 미래에셋컨설팅을 제외하곤 골프장 운영을 위탁받을 마땅한 회사가 없었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도 블루마운틴CC의 배당이익이나 자산가치 증가 등의 이익을 함께 누릴 수 있었던 사실에 주목했다. 또한 두 회사는 미래에셋컨설팅이 블루마운틴CC를 운영하기 전부터 해당 골프장을 자주 이용했다.
원심은 "피고인들이 골프장 거래로 미래에셋컨설팅에 상당한 매출을 발생시켜 결과적으로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이 귀속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골프장 가치를 증대시켜 그룹 전반에 도움을 주는 게 주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킬 의도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미래에셋 측은 형사재판에선 무죄를 받아냈지만,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낸 소송에선 최종 패소했다. 공정위는 2020년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골프장과 호텔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과징금 43억9000여만원을 부과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23년 공정위 손을 들어줬고, 대법원도 이날 미래에셋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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