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꼭 사려고요" 마트 오픈런…3시간 만에 '완판' [현장+]

입력 2026-06-25 14:57   수정 2026-06-25 15:33


계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입란'으로 눈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그동안 외국산 계란은 원산지와 신선도에 대한 우려 탓에 소비자들 선택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하지만 최근 국산 계란 가격이 치솟으면서 장바구니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계란값 부담에 수입란 인기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이날 전국 점포에서 각각 9000판 규모의 미국산 계란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가격은 한 판(30구) 기준 롯데마트가 5790원, 이마트가 5880원이다. 양사는 지난 주말 선보인 1차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자 추가 물량을 확보해 2차 판매에 나섰다.

이날 역시 1차 판매와 마찬가지로 1인당 구매 수량에 제한을 뒀지만 마트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등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30대 김모 씨는 “1차 판매 당시 온라인으로 재고를 확인했는데 이미 품절이라 구매하지 못했다”며 “오늘은 꼭 사려고 아침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아침 계란을 먹는데 1~2년 사이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이 크다”며 “맛 차이가 크게 없어 가격이 저렴한 수입란을 구매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입란에 대한 수요는 지난 주말 진행된 1차 판매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이마트는 미국산 계란 2만판을, 롯데마트는 7000판을 각각 선보였는데 저렴한 가격에 계란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준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 일부 매장에서는 판매 시작 약 3시간 만에 모든 물량이 동나기도 했다.

수입란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국산 계란 가격이 있다. 그동안 외국산 계란은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경우가 드물었다. 일반 공산품과 달리 신선식품은 원산지와 신선도 등을 까다롭게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아서다. 하지만 최근 계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란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가족과 함께 마트를 찾은 60대 박모 씨는 “농가를 생각하면 국산을 애용해야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계속 오르다 보니 부담이 된다”며 “먹어보고 맛이 크게 다르지 않으면 앞으로도 수입란을 계속 구매할 생각”이라고 얘기했다.
계란값, 하반기 안정 기대 …폭염은 변수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계란 10구 소매가격은 5284원으로 전년 동기(3785원) 대비 약 39.6% 급등했다. 지난달 말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00원 선을 넘어선 뒤 현재까지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동기간 계란 한 판 가격도 6940원에서 7479원으로 약 7.8% 올랐다.

계란 가격이 잡히지 않는 이유는 수요를 뒷받침할 만큼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겨울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대규모 살처분이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달 기준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4705만개로 전년(4865만개) 대비 3.3% 줄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들어 계란 수급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확산세가 진정된 이후 농가의 병아리 입식 물량이 늘었고, 이들이 알을 낳을 수 있는 성계로 성장하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변수는 폭염이다. 더위에 취약한 닭은 기온이 오르면 사료 섭취량이 줄고 산란율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이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 산란량 감소로 이어져 계란 가격 안정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입식 물량이 늘어난 만큼 하반기에는 공급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산란율 저하나 폐사 등 피해가 변수로 남아 있어 향후 기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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