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기업 칩스앤미디어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차세대 영상 압축 기술(APV)용 하드웨어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이 사실상 독점해온 전문가용 고화질 영상 기술 시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칩스앤미디어는 2일 북미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 G사와 APV용 하드웨어 IP인 '웨이브-P(WAVE-P)'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APV는 초고화질 영상을 촬영·저장할 때 화질을 유지하면서 데이터 용량은 줄여주는 차세대 영상 압축 기술이다. 스마트폰과 카메라에서 8K급 초고화질 영상을 촬영·편집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회사는 해당 기술이 2~3년 내 고객사의 차세대 플래그십 제품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애플 중심의 전문가용 영상 생태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전문가용 영상 시장에서는 애플의 독자 영상 포맷인 '프로레스(ProRes)'가 사실상 표준 역할을 해왔다. 반면 APV는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 등이 함께 추진하는 개방형 기술로, 안드로이드 진영의 새로운 영상 표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칩스앤미디어가 개발한 웨이브-P는 APV 영상을 기기에서 처리하는 하드웨어 IP다. 스마트폰에서도 초당 120프레임(fps)의 8K 영상을 촬영하고 재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상현 칩스앤미디어 대표는 "삼성전자와 퀄컴이 프로레스에 맞서는 첫 번째 문을 열었다면, 이번 계약은 북미 빅테크 파트너와 함께 APV 생태계를 확장하는 두 번째 문을 연 것"이라며 "일본 주요 카메라 제조사들과도 기술 도입을 협의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문가용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칩스앤미디어는 국내를 대표하는 반도체 IP 전문기업이다. 반도체 IP는 시스템반도체(SoC)를 설계할 때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회로를 미리 구현해 놓은 기술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연산 기능에 쓰이는 IP를 공급하는 Arm이 대표적인 사례다. 칩스앤미디어는 영상을 압축·복원하는 비디오 코덱 IP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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