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가야지" 외친 배재고, 광주 찾아 고개 숙인다

입력 2026-07-06 06:53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와의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쳐 6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6일 광주를 찾아 직접 사과한다.

서울시교육청과 전남광주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배재고 야구부 소속 학생선수 36명 전원과 일부 학부모, 교사 등 80여 명이 광주일고를 방문해 피해 학생들에게 사과할 예정이다.

이들은 5·18민주묘지로 이동해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역도 참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김대중 전남광주교육감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함께한다.

배재고는 지난 1일 광주일고 측에 방문 의사를 전달했지만 광주일고는 학생들의 심리 안정과 기말고사 일정 등을 이유로 재고를 요청해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이 "학생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으로 화해하고 싶어 한다고 느껴져 사과 방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만남이 추진됐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배재고와 광주일고 경기다. 당시 경기에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 일부가 광주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고 외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해당 표현은 지난 5월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관련 이벤트 논란과 맞물려 논란이 커졌다. 당시 스타벅스 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논란 직후 배재고는 사과문을 내고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한 학생이 기존 응원가에 '스타벅스'를 넣어 구호를 바꿔 불렀고, 주변 학생들이 이를 따라 외친 것으로 파악됐다.

배재고는 구호를 먼저 외친 학생과 "탱크 데이"라고 말한 학생 등 2명을 생활교육위원회에 넘기기로 했고,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함께 구호를 외친 학생들에 대한 조치와 학교 관리자 책임 여부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제재에 나섰다.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잔여 경기도 몰수패로 처리했다.

다만 처분 수위를 둘러싼 논쟁은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5·18 단체와 교원단체, 시민사회단체는 혐오 표현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일부 보수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무거운 징계가 내려졌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배재고 학생들에 대한 옹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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