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업계에서는 물적분할 기업과 신설 법인의 상장을 동일한 잣대로 묶어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이를 수용해 물적분할 자회사가 아닌 경우에는 주주 동의가 없더라도 한국거래소에서 주주 보호 노력을 심사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일반 자회사의 주주 보호 필요성을 판단할 때는 자회사 사업의 자금 조달 필요성, 첨단산업 여부, 모·자회사 관계 형성 기간, 매출·자산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다. 다만 지배주주의 지배력 유지나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목적만을 위한 중복상장은 주주 보호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해 거래소 심사를 엄격하게 하기로 했다.
모회사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자산 비중이 모두 10% 미만인 저비중 기업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상장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초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프리IPO(상장 전제 자금 조달)가 그나마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 산업은 상장 심사 과정에서 중복상장의 정당성을 폭넓게 인정해줄 방침이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중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산업의 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개정안은 오는 14일까지 예고 기간을 거친 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시행될 예정이다.
해외 상장과 투자금 상환 등으로 눈을 돌리던 기업이 다시 국내 상장에 도전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해 장외거래를 꾀하는 등 국내 상장을 대체할 우회로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적분할 자회사나 FI의 자금 회수가 시급한 기업은 주주 동의와 거래소 심사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공모 IPO가 아니어서 이번 중복상장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최석철/심우일 기자
▶3%룰이란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상법상 규정이다.자회사 상장은 참석 주주 지분의 과반, 전체 의결권 대비 4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안건이 가결된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