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MRO로 영토 확장한 어피니티

입력 2026-07-08 17:23   수정 2026-07-09 09:32

마켓인사이트 7월 8일 오후 3시 59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서울성모병원 계열 의료기기·소모품 납품회사인 오페라살루따리스(이하 오페라)와 밸류프로를 인수한다. 서브원을 사들여 국내 소모성자재(MRO) 시장에 뛰어든 어피니티가 대기업에 이어 종합병원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가톨릭중앙의료원(CMC)과 거래하는 유통업체인 ㈜평화드림과 ㈜해성유앤아이는 9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오페라와 밸류프로의 지분 51%씩을 서브원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두 회사 경영권 매각가격 합산액은 1000억원 초반대로 알려졌다.

어피니티가 2023년 사들인 비아다빈치에 이은 두 번째와 세 번째 병원 MRO 인수·합병(M&A)이다. 오페라와 밸류프로는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에 진료재료와 소모품을 공급 중인 업체로 지난해 각각 4062억원과 5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비아다빈치는 병원에 특화된 전문의약품 유통 1위 업체로 매출이 1조원에 달한다. MBK파트너스가 2024년 인수한 지오영과 더불어 의약품 유통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어피니티는 2016년 LG그룹으로부터 서브원 지분 60.1%를 6012억원에 인수해 MRO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놨다. 사업 초기엔 LG 계열사 의존도가 높았지만 다른 대기업, 종합병원 등으로 거래처를 다양화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병원 의약품에 이어 의료기기와 소모품 공급망까지 확보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며 “서브원의 전문적인 구매 솔루션에 병원 진료 재료 유통 전문성을 결합하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PEF들이 잇따라 병원·약국 유통망에 출사표를 던지는 건 인구 고령화로 헬스케어 시장이 커지는 속도가 빨라서다. 오랜 기간 변화가 없는 분야라는 점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PEF가 개입해 업무를 효율화와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여지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의료기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병원 설립자 친인척의 납품회사 경영이 불가능해진 점도 M&A 시도가 활발해진 이유로 거론된다.

최근 어피니티는 LG그룹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여러 대기업을 상대로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취급 제품군도 제조업체 공장 소모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으로 다각화했다. 서브원 관계자는 “휴지통, 선반, 조명, 전선, 팔레트 등 제조업에 필요한 모든 자재의 유통과 조달에서 쌓은 업계 1위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토탈 구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브원의 비(非) LG그룹 매출 비중은 2016년 20%에서 올해 50%까지 높아졌다. SK와 현대차, 한화 등 국내 20대 대기업집단 대부분을 고객사로 유치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서브원 매출은 4조원에서 6조원(올해 예상치)으로 1.5배로 늘었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역시 1300억원에서 2.5배 증가한 3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대규/송은경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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