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이틀째 공습을 주고받았다. 전날보다 공습 범위가 확대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재개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확전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8일(현지시간) “군 통수권자 지시로 이란 군사 목표물 약 90곳을 타격하는 ‘추가 공습’을 실시했다”며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과 무고한 민간 선원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더 약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해협 일대의 이란 드론 저장 시설, 대공 방어 설비는 물론이고 테헤란과 주요 도시를 잇는 철도망도 공격 대상이 됐다.
이란 역시 전날에 이어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은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공격이 계속되면 다른 미군 기지도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공습이 시작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이란의 선박 폭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했다. 하지만 군사 충돌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원유시장에 관해서도 “원유 가격이 조금 오를 수도 있지만 이 상황은 빨리 끝날 것”이라며 “지금은 원유가 과잉 공급되고 있다. 우리가 모든 선박을 (해협) 밖으로 빼냈기 때문에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란이) 조금 전 전화해 협상을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며 “그들과 협상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두고 미국과 이란이 평행선을 달리며 양국이 보복 공격을 반복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외교협의회(ECFR) 소속 분석가 엘리 게란마예는 FT에 “양측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전 해협에 관해 수용 가능한 의정서를 마련했어야 했다”며 “공통의 이해가 부재한 상황이 지속될수록 해협은 더욱 교착 상태에 빠지고, 양국이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이날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8.02달러로 전장 대비 5.20% 올랐다. 장중 80달러를 넘어서며 2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9일 아시아 시장에서도 78달러대에 거래되며 횡보세를 나타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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