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PCB 제조 업체 20곳 이상이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로 서버 내부에서 전력과 신호를 연결하는 고성능 기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둔 빅토리자이언트테크놀로지는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1분기 7억3010만위안에서 올 1분기 36억위안(약 7970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후스전자도 같은 기간 설비투자를 6억5810만위안에서 15억위안으로 두 배 이상으로 확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수년 새 가장 강한 투자 증가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PCB는 반도체와 전원부, 네트워크 장치 등 전자부품을 물리적으로 고정하고 전기 신호가 오가도록 하는 기판이다. 스마트폰부터 통신 장비, 서버까지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간다. 최근 들어 주목받는 건 AI 서버용 고급 PCB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 스위치 등이 고밀도로 배치된 서버용 PCB는 데이터 전달 속도를 높이면서 신호 손실은 최소화하는 특징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세계 AI 서버 PCB 시장 규모가 2024년 32억달러에서 2029년 70억달러(약 10조532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6.5%로 범용 서버 PCB 성장률(4.2%)을 크게 웃돈다.
후스전자는 올해 초 고밀도·고주파 PCB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33억위안 규모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 공장은 가동 뒤 연간 매출 30억5000만위안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증권사 중신젠터우증권은 “컴퓨팅파워 수요가 PCB산업의 가장 중요한 구조적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늘어나는 고급 PCB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소화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AI와 데이터센터, 전기자동차 등 첨단산업과 연관된 고성능 전자부품의 국산화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 역시 핵심 전자부품을 자국에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증설이 세계 PCB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은 공급자 우위인 AI 서버용 PCB 시장이 수년 뒤면 수요자 우위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PCB산업은 세계 최대 생산 기반을 갖췄다. 중국 PCB 시장 매출은 2020년 333억달러에서 2024년 420억달러로 늘었다. 2029년에는 50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가 둔화하거나 엔비디아와 구글 등 주요 업체 신제품 도입이 지연되면 가격 경쟁이 다시 불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 PCB 업체로는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이수페타시스, 심텍 등이 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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