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가 아니었다…한달 수익률 1~5위 '싹쓸이' 대반전 [이수의 ETF줌인]

입력 2026-07-11 12:26   수정 2026-07-11 13:11

삼전닉스가 아니었다…한달 수익률 1~5위 '싹쓸이' 대반전 [이수의 ETF줌인]

올해 상반기 국내 ETF 시장은 순자산 500조원 시대를 열며 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증시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과거 보조 투자 수단으로 여겨지던 ETF가 이제 핵심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은 모습입니다. <ETF줌인>은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는 ETF 시장을 한 걸음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봅니다. [편집자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한 달간 돋보이는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로 인한 기술 자립 가속화와 중국 대표 메모리 기업 상장에 따른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 수혜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 달간 ETF 수익률 상위 톱5 '中 반도체 테마'
11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지난 10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상위 1~5위가 전부 중국 반도체 관련 ETF로 집계됐다. 특히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은 32.11%라는 압도적인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다.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은 팩트셋중국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편입 비중이 5% 이상인 종목(지난 9일 기준)으로는 기가디바이스(10.70%), 캠브리콘(9.99%), 나우라(8.98%), AMEC(8.52%), 하이곤(8.49%), SMIC(8.37%), 몬타지(7.19%) 등이 있다. 기가디바이스·캠브리콘·하이곤·몬타지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나우라·AMEC는 전공정 장비, SMIC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기업으로 분류된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이 ETF의 가장 큰 강점은 설계·제조·장비·후공정 등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 전체에 골고루 투자한다는 것"이라며 "설계 기업이 커지면 파운드리가 수주받고, 파운드리가 증설하면 장비 기업이 수주받는 연쇄적 성장 구조이기 때문에 밸류체인 전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ACE 중국과창판STAR50(28.91%),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합성)(28.14%),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27.97%),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26.35%) 등이 ETF 수익률 상위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ETF들은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과 유사하게 반도체 종목 위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ACE 중국과창판STAR50,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 등은 STAR50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지수형 ETF다. SOL 차이나육성산업액티브는 STAR50 지수를 비교지수로 하는 액티브 ETF다. STAR50 지수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커촹판) 내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좋은 5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CXMT 상장 수혜 기대…美 대중국 규제로 기술 자립 가속화
중국 반도체 관련 ETF의 수익률 상승에는 기술 자립 가속화가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장기화하면서 중국은 전공정 장비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도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전공정 장비 국산화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반도체 전공정 장비 수입액은 107억3000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1% 감소했다. 반면 올해 1분기 중국 전공정 4개사 매출액은 158억3000위안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7% 증가했다.


세계 4위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과창판 상장을 앞두고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의 수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XMT의 기업공개(IPO) 조달 자금 중 장비 투자 배정액이 2020년 SMIC IPO 당시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중국의 국산 반도체 장비 채택률도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박유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MIC 상장 당시에는 투자 수혜가 해외 장비 업체까지 분산됐는데, 중국산 장비 채택률이 높아지면서 CXMT 상장 관련 장비 투자 수혜는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집중될 전망"이라며 "전공정 장비주(株)의 주가 모멘텀도 과거보다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CXMT를 메모리 공급망 후보로 검토한다는 소식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판매용 기기에 CXMT 제품을 테스트 중이며 미국 정부에 폭넓은 사용 승인을 요청하는 로비를 주도하고 있다. 그간 애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서 메모리를 조달해왔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고객사의 공급망 후보로 거론된다는 점 자체가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경쟁력이 과거보다 높아졌음을 시사한다"며 "투자 측면에서 글로벌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미국과 한국 메모리 기업에만 국한해 접근하기보다는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에도 일부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글로벌 D램 시장에서 CXMT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3%에서 올해 1분기 8%로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4%에서 38%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36%에서 29%로,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25%에서 22%로 축소됐다.
ETF로 中 반도체 밸류체인 투자…동조화 경향은 리스크
ETF는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중국 반도체 기업 상당수가 과창판에 상장돼 있어 국내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제한적이고, 중국 반도체 산업은 정책 모멘텀에 따라 밸류체인 전반이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동조화 경향은 상승뿐 아니라 하락 국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강민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SMIC 상장 전 쏠림현상이 상장 이후 차익 실현 매물로 이어졌던 전례를 감안하면 CXMT 상장을 앞두고 형성된 이번 밸류체인 전반의 랠리 역시 상장 이벤트 소멸과 함께 변동성 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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