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방식 바꿨더니 9P 하락"…美 소비심리 신뢰성 논란

입력 2026-07-13 08:22   수정 2026-07-13 08:29

"조사 방식 바꿨더니 9P 하락"…美 소비심리 신뢰성 논란


미국의 대표 소비심리지수가 경기침체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보다 낮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조사 신뢰성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5월 44.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6월에도 49.5에 머물렀다. 이는 미국 물가상승률이 9%를 넘어섰던 2022년 중반의 종전 최저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미시간대 소비자조사는 1940년대부터 미국 가계를 대상으로 실시돼 온 대표적인 경기선행지표다. 이같은 낮은 지수는 미국 경제의 다른 모습과 차이를 보인다. 미국에서는 일자리가 계속 늘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물가와 생활비 부담을 우려하면서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소비자들이 실제 경제 상황보다 유난히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 조사 방식의 변화가 결과를 더 부정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미시간대는 2024년 휴대전화 조사에서 온라인 조사로 전환했다. 전화로 조사 대상자를 접촉하기 어려워진 데 따른 조치였지만 온라인 응답자들이 같은 질문에도 더 부정적으로 답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논란의 배경이 됐다.

경제학자 라이언 커밍스와 어니 테데시는 "온라인 조사 전환이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를 약 9포인트 낮췄다"고 추산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도 최근 조사 방식 변경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분석대로라면 현재 지수는 공표된 수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미시간대 측은 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반박했다.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경제를 포함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고, 이 같은 분위기 변화가 지수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또 미시간대는 온라인 조사 전환에 앞서 7년 동안 실험적인 온라인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정치 성향에 따른 응답 편차도 쟁점이 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변호사 조엘 베르트하이머는 "최근 미시간대 조사 표본에서 공화당원보다 민주당원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미시간대 자체 자료에서도 민주당 지지자의 소비심리는 공화당 지지자보다 훨씬 낮았다.

미시간대는 "민주당 지지자 비중이 증가한 시점이 온라인 조사 전환 때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라고 반박했다. 이는 미국인의 정치 성향이 실제로 왼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갤럽 조사와 최근 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성과와도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미시간대는 오는 17일께 '7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WSJ은 "지수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의 실제 성장세와 가계가 느끼는 생활비·물가 부담 사이의 괴리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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