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저녁 8시(현지시간),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샤토 드 라 페르테 앵보(Chateau de La Ferte-Imbault)성에 마련된 극장. 베르사유 궁전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극장에서 영감을 받아 새롭게 지어진 이 무대 위에서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의 결선이 열렸다. 55개국에서 약 500명이 지원해 34개국 400명이 지원했던 1회보다 규모가 커졌다. 심사위원장 올리비에 오이제로비치는 "2024년보다 전체 수준이 훨씬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결선 진출자 11명 가운데 한국인은 3명. 그중 서울대학교 성악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베이스 유승호(26)가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바리톤 트레버 하움실트-로차(27, 미국)에게 돌아갔다. 3위는 소프라노 파울라 이안치치(32, 루마니아)였다. 현대자동차 특별상은 메조소프라노 페이 선(24, 중국)과 에벨리나 류본코(29, 우크라이나)가 받았다.
유승호에게 이번 대회는 첫 국제 콩쿠르 도전이다. "다른 참가자들의 무대를 모두 봤는데 다들 너무 잘했고, 저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결선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는데 2등이라는 결과를 얻게 돼 행복하다.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수상 발표 직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을 묻자 그는 "사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며 "가장 먼저 부모님께 이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학교 공부도 계속 열심히 하고, 앞으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한국 성악가들의 존재감
한편, 올해 결선 진출자 11명 가운데 한국인이 3명 포함되며 국제무대에서 한국 음악가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조수미는 "심사위원들이 첫 라운드가 끝나자마자 한국 참가자 세 명 모두 결선에 올라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한국 성악가들이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무대를 만든다"
이 콩쿠르가 다른 국제 성악콩쿠르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대회 이후의 지원이다. 조수미는 "상을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대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입상자들은 한국과 중국 투어를 비롯해 여러 공연에 참여하며 실제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다. 그는 "큰 무대에 세우니 스타성이 드러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이후 입상자들이 다시 돌아와 공연하는 모습을 보니 이미 훌륭한 아티스트로 성장해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무대에 필요한 것은 경험"
조수미는 젊은 성악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무대 경험'을 꼽았다.
"국제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대를 많이 세워줘야 합니다. 공연을 많이 하면서 무대 위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제로 1회 수상자들은 이후 한국 여러 도시와 서울의 대형 공연장, 중국 여러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갔고, 이번 대회 기간에도 매일 저녁 무대에 올랐다.
참가자들은 일주일간 성 주변의 저택에서 함께 머물며 지냈다. 호텔을 각자 찾아가고 서로 교류할 기회가 적은 다른 콩쿠르와 달리, 이곳에서는 참가자들이 한 가족처럼 지내다 무대에 오른다. 조수미는 이런 분위기를 "라이벌이 아니라 친구가 되는 분위기"라고 표현했다.
조수미는 벌써 2028년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예선에 더해 서울, 중국, 싱가포르, 일본, 남미, 호주 등으로 오프라인 예선을 넓히고, 야외 공연과 음악 페스티벌을 결합한 형태로 대회를 키워가는 것이 목표다. 콩쿠르를 통해 남기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조수미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이 지구상에 없어지더라도 이 콩쿠르는 계속 남았으면 좋겠어요. 조수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음악을 사랑했고 젊은이들을 사랑해서 이 대회를 만들었는지를 남기고 싶습니다.”
솔로뉴(프랑스)=김은진 칼럼니스트·아르떼 객원기자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