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최근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의 부인 홍지윤 씨 등 7명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360만4799주를 1727억원에 장외 매수하기로 했다. 지분율로는 5.27%다. 주식 거래는 다음 달 7일부터 11일 사이 이뤄질 예정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신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28.15%로 높아진다. 한양정밀이 보유한 지분 6.95%를 더하면 신 회장 측 합산 지분율은 35.1%가 된다.
신 회장은 지난 3월에도 임종윤 회장 측이 보유하던 한미사이언스 주식 441만32주를 약 2137억원에 매수했다. 이번 계약까지 포함하면 신 회장이 임 회장 측으로부터 사들이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매입 금액은 약 3864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신 회장의 잇따른 지분 매입을 독자적인 경영권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해왔다. 신 회장 측 지분율이 35%를 넘어서면서 한미그룹 지배구조에서 신 회장의 영향력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특히 모녀 측과 라데팡스파트너스에 연결된 외부 자금의 회수 가능성과 주요 주주들의 대출 상환 부담이 한미그룹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으로 거론돼왔다. 담보로 제공된 한미사이언스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거나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 추가 담보 제공 요구나 담보권 실행으로 지분이 시장에 나오거나 제3자에게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미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의 이면에는 가족 간 갈등뿐 아니라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공급한 외부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회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며 “신 회장의 지분 인수는 핵심 지분이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에게 넘어가거나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상황을 막는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임종윤 회장 측 지분을 직접 인수하면서 단기간에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출회되는 오버행 우려는 일정 부분 줄어들게 됐다. 지분이 여러 외부 투자자에게 분산되는 대신 신 회장 측에 집중되면서 추가적인 지분 매각 가능성도 낮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배당 확대가 대주주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활용될 가능성은 있다”며 “주요 주주가 급하게 지분을 처분해야 할 유인을 낮춘다는 점에서는 오버행 완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신 회장의 지분 확대가 단순한 경영권 강화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책임경영으로 이어지려면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성과와 기업가치 회복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미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핵심 지분의 외부 유출을 막은 것만으로 지배구조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며 “대규모 차입을 감수하고 지분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연구개발 투자와 사업 성과를 통해 책임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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