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VMH 하이 주얼리 메종 레포시(Repossi)는 국내에서는 지드래곤의 '애착 주얼리'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다. 몇 해째 손끝에서 놓지 않는 애착반지, 반복적인 직선 구조에 컬러 래커를 더한 그 링이 레포시의 베르베르 컬렉션이다.
최근 레포시의 방돔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40주년 기념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이 리츠 파리 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대표 컬렉션 '세르티 수르 비드(Serti sur Vide)'의 신규 크리에이션 13점이 공개됐다. 다이아몬드 중심이었던 라인업에 컬러 스톤을 더해 표현의 폭을 넓혔다.
레포시는 1957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문을 열었다. 지금은 파리 방돔광장을 거점으로 하는 LVMH 산하 메종이다. 다른 하이 주얼리 브랜드들이 화려하고 장식적인 세팅을 앞세울 때, 레포시는 최소한의 구조로 스톤을 지지하는 건축적 세팅과 여백의 미학을 선보여왔다.
세르티 수르 비드는 보석 감정사가 원석을 손끝에 올려 투명도와 광채를 확인하는 순간에서 착안했다. 70년 넘게 이어온 레포시의 장인정신과 아방가르드한 디자인 철학을 상징하는 컬렉션이다. 스톤을 최소한의 구조로만 지지하는 '에펠 타워(Eiffel Tower)' 세팅이 이 컬렉션의 시그니처다.

이번 신제품 13점 중 세르티 수르 비드 컬렉션의 정수를 보여준 건 두 손가락을 잇는 '더블 링(Double Ring)'이었다. 진열대 위에서는 밴드의 구조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손가락에 끼우면 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밴드는 존재감을 감추고 스톤만 남는다.
직접 손가락에 끼워보기 전에는 오롯이 스톤의 아름다움만이 손 위에 존재하는 궁극의 미니멀함을 알기 어렵다. 다이아몬드가 이어지는 형태의 이어커프·이어링, 이 컬렉션에 처음 추가된 브로치도 같은 미니멀한 형태를 따른다. 컬러 다이아몬드를 결합한 '팬시 세르티 수르 비드(Fancy Serti sur Vide)'는 기존 페어 쉐이프 외에 쿠션 컷과 마퀴즈 컷을 새로 도입했다.

특히, 신작 중 네 점은 방돔 광장 부티크 오픈 40주년을 위해 특별히 선보이는 컬러 스톤 라인이다. 인디콜라이트 투르말린, 그린 투르말린, 아쿠아마린을 그라데이션으로 세팅한 컬러의 출처는 매장 바로 앞에 선 방돔 기둥(Colonne Vendome)이다.
1810년 나폴레옹이 오스테를리츠 전투 승리를 기념해 세운 이 청동 기둥은 러시아·오스트리아군에게서 빼앗은 대포를 녹여 만든 청동판으로 덮여 있다. 200년 넘는 시간 동안 표면의 구리는 산화되며 푸른빛과 초록빛이 섞인 색으로 바뀌었다.

레포시는 이 색을 그대로 신작의 팔레트로 가져왔다. 스톤 하나하나를 색감 기준으로 골라내고, 이어 붙이는 순서도 색이 자연스럽게 번지도록 짰다. 다이아몬드로 채워졌던 세르티 수르 비드가 컬러와 형태, 공간까지 아우르는 컬렉션으로 영역을 넓힌 셈이다.
파리 오뜨 꾸뛰르 위크 기간, 파리 리츠 호텔 살롱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에는 방돔 기둥 오브제가 놓여 공간 연출을 완성했다. 메종 창립자의 2세 알베르토 레포시(Alberto Repossi)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3세대 가이아 레포시(Gaia Repossi)를 비롯해 패션 저널리스트 수지 멘키스(Suzy Menkes) 등 패션·아트·문화계 인사들이 자리했다.

“레포시는 전통적인 하이 주얼리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아요.”
알렉상드라 뒤부아(Alexandra Dubois) CMO의 얘기다. 클래식한 형식미를 좇기보다 레포시만의 모던함과 아방가르드함을 지켜왔다는 얘기였다. 이들이 선보인 건 주얼리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 하이 주얼리가 아니었다. 남녀 구분없이 일상에서 편하게 착용하면서, 보석 하나하나의 존재감이 착용한 사람의 존재감까지 부각시켜주는 주얼리였다.
국내에서도 레포시의 주얼리를 만나볼 수 있다. 신제품은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WEST, 현대백화점 판교점,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등 국내 매장에서 순차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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