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대 부천시의회가 출범하자마자 여야 당대표실 확장 공사를 검토하고 나서 예산 적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의원 정수 감소로 생긴 유휴공간을 활용한다는 명분이지만, 재정난 속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기에 의원 편의시설부터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15일 부천시의회에 따르면 제10대 의회 출범으로 의원 정수가 기존 27명에서 24명으로 줄면서 의원실 3곳이 비게 됐다. 이 가운데 1곳은 이미 소회의실로 조성됐고, 나머지 2곳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대표실 옆 유휴공간으로 남아 있다.
시의회는 당 소속 의원들의 회의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공간을 당대표실과 연결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사비는 당대표실 1곳당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부천시의 재정 여건이다.
부천시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25.7%로 유사 지방자치단체보다 10%포인트 이상 낮다. 세수 감소와 복지 지출 증가로 긴축재정 기조가 이어지는 마당에, 정작 시의회는 자체 공간 확장에 예산을 쏟아붓겠다는 것이어서 시민 눈높이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회의 공간이 부족하다는 명분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현재 시의회에는 의장실과 부의장실, 의원실, 상임위원회 회의실과 위원장실이 갖춰져 있고, 최근에는 소회의실까지 새로 마련됐다.
기존 시설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데도 굳이 수천만원을 들여 별도 공사를 해야 할 이유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예산 낭비로 이어질 소지도 다분하다.
다음 지방선거 이후 의석 수가 다시 늘어나면 확장한 당대표실을 의원실로 원상복구해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확장 공사비에 더해 복구 공사비까지 이중으로 혈세가 투입되는 셈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의회가 우선순위를 잘못 짚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민생과 직결된 예산 심의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의원 편의를 위한 공간 확장을 먼저 검토하는 것은 시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긴축재정으로 각종 사업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공감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천시의회 관계자는 "제9대 의회에서 검토하던 사안을 인계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으며 필요성과 공사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부천=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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