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경영 전략 화두로 ‘유통업의 미래’와 ‘인공지능 전환(AX)’을 꺼내 들었다.롯데는 15일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에서 ‘2026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 및 실장, 각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VCM은 미래학자 겸 경영 컨설턴트인 더그 스티븐스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롯데가 VCM에 외국인 연사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븐스는 <유통 혁명 오프라인의 반격> <리테일혁명 2030> 등의 저서를 쓴 유통업 전문가다. 그는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의 공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로 고객의 ‘충성심’을 꼽았다.
롯데가 스티븐스를 강연자로 부른 것은 그만큼 유통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를 엄중하게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는 작년 말 기존 부회장단 전원이 용퇴하는 동시에 유통군 헤드쿼터(HQ) 체제를 해체했다. 의사 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각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다.
롯데 관계자는 “스티븐스는 월마트와 이케아, 나이키 등 글로벌 유통 기업의 전략 수립에도 관여한 인물”이라며 “이번 강연에서 인공지능(AI) 트렌드와 글로벌 유통 환경 변화에 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올 하반기 AX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 회장은 평소 “AX는 선택이 아니라 그룹의 생존이 걸린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해왔다.
이날 VCM에서는 음성과 모션 인식 기반의 AI 비서와 함께 가격 모니터링, 수요 예측, 글로벌 시장 전망 분석 등 현업에 적용할 목적으로 개발한 10여 개 AI 에이전트가 소개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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