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이 답인가"…'국장 복귀는 지능 순' 외치던 개미들 돌변

입력 2026-07-16 18:05   수정 2026-07-17 01:40

"미장이 답인가"…'국장 복귀는 지능 순' 외치던 개미들 돌변

코스피지수가 16일 6.37% 급락한 6820.60에 마감해 다시 ‘6천피’로 내려앉았다. 전날 6.24% 급등해 7000선을 회복한 지 하루 만이다. 이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에선 매수 사이드카와 매도 사이드카가 번갈아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선 사이드카가 37회 발동됐다. 주식시장이 이처럼 급등락을 반복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는 최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9억7935만달러로 집계됐다. 보름 만에 전월 대비 55% 급증했다. 코스피지수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던 지난 4, 5월 개인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각각 4억6893만달러, 9억3977만달러어치 순매도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6월 들어 순매수(6억3296만달러)로 전환됐다.

‘국장’에서 ‘미장’으로의 머니무브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1~15일) 해외주식형 ETF(레버리지·인버스 제외) 개인 순매수액은 약 1조367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순매수액(6914억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롤러코스피에 멀미…美·中·日 증시보다 변동성 커
코스피 5% 안팎 급등락 빈번…이달 반대매매만 5100억 넘어
올 들어 한동안 뜸했던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가 살아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한 달 사이 23% 급락하는 동안 S&P500지수는 2% 상승하는 등 미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증권업계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여전히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하지만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자 투자자의 관심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100억원 강제청산에 ‘패닉’
1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사이 코스피지수 낙폭은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4.23%)과 중국(-5.55%)보다 4~5배 컸다. 연내 ‘1만피’에 도달할 것이라는 투자자의 기대도 약해지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 급락으로 최근 반대매매 규모가 늘어난 점도 국내 주식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반대매매 금액은 5121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7월 평균 3.7%로 전월(3.5%)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국내 5개 증권사의 담보 부족 계좌는 이달 13일 기준 총 1만765개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2534개) 대비 4.25배로 급증했다.

국내 주식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해외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는 지난 1주일 사이 ‘TIGER 미국S&P500’(1611억원)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KODEX 미국나스닥100’(986억원)과 ‘KODEX 미국S&P500’(810억원)이 각각 순매수 3, 4위에 올랐다. 개인 순매수 상위 5개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3개가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 기간 수익률은 각각 0.02%, 1.55%, 0.06%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연초에 매수한 고객이 최근 수익을 확정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그동안 소외된 미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美 자본주의에 안정적 투자”
투자자의 관심은 이달 말 발표되는 미국 빅테크 실적에 집중돼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는 이달 들어 미국 반도체지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SOXL·1조7200억원)를 가장 많이 샀다.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4위·2272억원)와 마이크로소프트(6위·1722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올 2분기 빅테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미국 증시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장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세를 고려하면 최근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85.5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S&P500 EPS 전망치도 기존 335달러에서 34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양호한 거시경제 환경 등으로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알파벳(구글)은 22일,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29일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29일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 향방이 국내와 미국 주식 투자심리를 가르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증시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많아지자 국내 자산운용사도 미국 ETF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7월 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8개 신규 ETF 중 3개가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ETF였다. 지난 14일 ‘HANARO 미국AI광통신TOP10’과 ‘RISE 미국우주&로봇TOP2미국채혼합50’이, 7일에는 ‘KIWOOM 미국우주테크TOP2채권혼합50’이 출시됐다.

조아라/양지윤/이선아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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