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2차 하청 직원 "포스코가 직고용해야"

입력 2026-07-16 18:48   수정 2026-07-17 00:17

포스코가 사내 하청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재차 나왔다. 포스코 사업장에 근무하는 2차 하청업체 소속 직원은 이번 소송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근로자 지위를 최종 인정받았다.

대법원 제2부(주심 박영재·엄상필 대법관)는 16일 포스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378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 두 건을 열어 369명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년을 넘긴 원고 5명은 소의 이익이 없다며 각하했다.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한 포스코엠텍 직원 4명은 직고용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승소한 원고 중 2006년 파견법 개정 전 2년을 초과해 일한 이들은 포스코 소속 근로자 지위에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나머지는 포스코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

원고들은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서 원료 하역, 크레인 운전 및 제강 공정, 롤 가공 등 핵심 업무를 수행했다. 재판 쟁점은 포스코와 하청 직원 사이 근로관계를 도급과 파견 중 무엇으로 볼 것인지였다. 파견법은 사용 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면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규정한다. 재판부는 포스코가 평가지표(KPI)를 설정해 협력업체 인사 노무와 경영 전반을 광범위하게 평가한 점을 파견 관계 성립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작업표준서가 하청 직원들이 수행할 작업 순서와 세세한 작업 방법을 정하고 있는 점도 불법 파견 핵심 근거로 삼았다. 패소한 포스코엠텍 직원들에 대해서는 해당 기업이 자체 포장 설비를 구축하고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점을 감안할 때 포스코로부터 상당한 지휘와 명령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포스코 2차 협력업체인 시오엠테크 소속 직원 18명도 근로자 지위를 처음 인정받았다. 시오엠테크는 원료탄을 가열해 고체 연료를 생산하는 코크스로 유지 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1차 하청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이 포스코 요청을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에 그쳤을 뿐 시오엠테크 직원을 실질적으로 지휘하고 감독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정됐다. 포스코 2차 협력업체 직원 근로자성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4년 7월 대법원이 한국GM 2차 협력업체 직원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선례가 있다.

포스코는 판결을 존중하며 승소한 원고들을 대상으로 후속 절차를 차례로 진행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근 협력사 직원 7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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