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밀한 관계일수록 더 잔인하게 상대를 조종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정서적, 신체적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이 상대를 선택하고 놓아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해자가 ‘덫’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있을까.
네이딘 매컬루소의 <사랑이라 믿었던 지배>는 친밀한 관계 속에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어떻게 통제하고 종속시키는지 그 메커니즘을 파헤치는 교양서다. 저자는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실제 주인공 조던 벨포트의 전 아내다.
영화는 벨포트의 성공담을 그려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한 여성의 삶을 무너뜨린 폭력이 있었다. 저자는 32살에 아이를 데리고 탈출해 심리치료사의 길을 걸었다. 이후 강압적 통제와 가정폭력을 연구해 왔다.
저자는 책에서 폭력을 저지르는 이들을 ‘병리적 연인’으로 규정한다. 이 내면은 입체적이다. 표면에는 나르시시즘, 가학성과 같은 성향이 있고 그 아래에는 우울과 불안 등 기분장애가 있다. 더 깊은 곳에는 중독과 충동성도 존재한다.
저자는 이처럼 복잡한 심리 지형을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낸다. 그들이 사용하는 전술과 ‘트라우마 유대’가 형성되는 과정을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피해자가 취해야 할 대처법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은 치유하기 어렵지만, 명확히 규정하고 알 수 있다면 길들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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