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보다 살 게 많은데?"…외국인 관광객 홀린 '이 시장' [류은혁의 유통기한]

입력 2026-07-17 13:00   수정 2026-07-17 13:17

"다이소보다 살 게 많은데?"…외국인 관광객 홀린 '이 시장' [류은혁의 유통기한]



17일 서울 종로구 동묘역 앞 벼룩(구제)시장. 골목에 들어서자 서툰 영어와 한국어가 곳곳에서 들렸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은 길거리에 시계 좌판을 깔아놓고 금발에 파란 눈동자 외국인을 상대로 물건을 팔고 있었다. 미국에서 온 관광객 캐서린 미첼 씨(23)는 "보물찾기하듯 다양한 물건을 구경할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 큰 부담 없이 쇼핑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찾은 동묘 벼룩시장은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시장 골목은 구제 의류부터 손목시계, 헌책, 레코드판, 공구, 오래된 가전제품 등이 수북이 쌓여 있어 마치 골동품 박물관을 연상케 했다. 외국인들은 좌판 앞에 쭈그리고 앉아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물건을 이리저리 뒤적이고 있었다.



동묘 재래시장은 노년층이 주로 찾아 '어르신의 홍대'라 불렸지만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빈티지한 감성을 찾는 젊은 외국인 관광객이 발길이 이어지면서다.

외국인 관광객은 길거리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은 구제 옷가지에서 보물찾기하듯 옷을 고르고 입어 보고 있었다. 신발, 가방 같은 패션 소품까지, 잘 고르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튀르키예에서 온 관광객 라시 씨(28)는 "독특하고 희귀한 아이템이 넘친다는 소식을 접하고 관광 일정으로 넣었다"며 "저렴하고 예쁜 물건이 많아 가족 선물을 모두 여기에서 샀다"고 말했다.



동묘 재래시장에선 단돈 만 원 한 장으로 소소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지갑 사정이 가벼운 젊은 외국인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많이 찾는다. 이 시장에선 1000원짜리 한 장으로 시원한 식혜를 마실 수 있다. 구제 티셔츠는 5000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선글라스는 단돈 3000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옥팔찌, 목걸이는 3000~5000원에 불과했다. 이날 옥팔찌 상점 앞에는 외국인들이 긴 줄을 섰다. 팔찌를 고르고 있던 한 외국인 관광객은 "동묘 재래시장 쇼핑이 다이소보다 재밌다"며 "적은 예산으로도 여러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어 만족감이 크다"고 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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