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연일 강세를 이어가면서 주식 투자로 수익을 거둔 20대를 중심으로 명품과 고급차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일본 증시 호황이 젊은 세대의 소비와 자산 격차를 동시에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된 27세 사업가 다테노 다이세는 애니메이션 회사를 매각한 뒤 대금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해 자산을 불렸다. 그는 최근 도쿄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의 5배가 넘는 약 2000만엔(약 1억8000만원)짜리 포르쉐를 구입하며 "시장에 제대로 투자하면 누구나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일본 증시의 상승세가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들어 30% 넘게 올랐고, 정부의 비과세 소액투자제도(NISA) 개편 이후 젊은 투자자의 증시 유입도 크게 늘었다.
투자 수익은 소비로도 이어졌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20대 투자자의 35%가 투자 수익으로 명품을 구매했거나 구매할 계획이라고 답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의류와 액세서리, 여행, 레저 등이 주요 소비 품목으로 꼽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명품 의류와 고급 시계, 보석 등을 착용한 모습이 성공의 상징처럼 소비되며 투자 정보와 소비 트렌드를 SNS를 통해 접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자산 과시가 하나의 사회적 자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투자하지 못한 청년은 물가 상승과 금리 부담으로 생활비 압박이 커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30세 미만 자산 상위 20%와 하위 20%의 자산 격차는 최근 10년간 약 1300만엔 벌어져 전 연령대 가운데 격차가 가장 컸다.
금융자문업체 말리부재팬의 다카하시 가쓰히데 대표는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지고 있지만 많은 청년은 여전히 월세와 식비를 감당하는 데 대부분의 소득을 쓰고 있다"며 "현재의 소비 열풍은 일본 청년층 내부의 자산 양극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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