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기업은 올초부터 신제품 출시와 시장 조사 등에 합성소비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합성소비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방대한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한다. ‘30대 1인 가구 직장인’ 등 특정한 인구통계학적 조건을 부여하면 그에 맞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다양한 유형의 합성소비자를 생성하면 신상품과 가격, 프로모션 등에 대한 고객 반응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24시간, 365일 언제든 날카로운 피드백을 내놓는 든든한 ‘가상 테스터’를 얻게 되는 셈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합성소비자 기술 스타트업인 인텔리시아와 협업해 상품 기획, 점포 운영 등 전반에 합성소비자를 활용하고 있다. 점포 내 혼밥 취식 공간을 확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편의점 도시락 관련 개선점에 관한 질문에 “혼자서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오자 발 빠르게 취식 공간을 확장했다.
BGF리테일이 곧 출시할 예정인 ‘러너 박스’도 마찬가지다. 합성소비자 분석을 통해 러너가 원하는 에너지젤 등 영양 보충 식품과 식사 대용식 등을 담았다.
이은관 BGF리테일 CX(사용자경험)본부장은 “AI를 통해 고객의 과거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미래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예측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과 네이버 등 e커머스 기업도 사용자 경험(UX) 개선 등에 합성소비자를 투입하고 있다. 합성소비자가 “팝업이나 배너가 너무 많아 쇼핑에 방해가 된다” “결제 단계가 복잡해 구매를 포기하겠다” 등의 반응을 내놓으면 쇼핑 앱 구성과 결제 단계를 개선하는 식이다. 이런 피드백을 바탕으로 쇼핑 앱 구성과 결제 단계를 개선하면 실제 고객의 이탈률 등을 낮출 수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은 합성소비자를 더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한다. 미국 유통업체 타깃은 합성소비자 분석을 통해 최적의 할인율과 상품 묶음을 도출한다.
네슬레는 각국의 정서와 문화적 맥락을 미리 학습한 합성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 문구를 테스트한다. 특정 국가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화적 오해와 부정적 반응을 미리 걸러내기 위해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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