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닮아서 그런거였네" 94% 확률로 유전…뭔가 봤더니

입력 2026-07-17 17:10   수정 2026-07-17 23:54

"아빠 닮아서 그런거였네" 94% 확률로 유전…뭔가 봤더니

국내 초·중·고교생 10명 중 3명은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합니다. 교육부의 ‘2025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비만군 학생 비율은 29.7%로 집계됐습니다. 소아 비만은 가족의 다른 구성원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부모가 살찌면 아이도 살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동안에는 어머니의 임신 중 체중과 식생활 및 생활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지만, 아이의 체중에는 애초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비만 취약성 유전자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브리스톨대와 호주 퀸즐랜드대,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1999~2009년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어린이 최대 8만5866명의 출생체중과 생후 6개월부터 8세까지의 체질량지수(BMI)를 분석했습니다. 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입니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부모·자녀 비교뿐 아니라 여러 세대의 쌍둥이와 형제·친척 관계까지 반영한 통계 모델을 활용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공유하는 유전적 영향과 그 밖의 가족 내 영향을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출생체중 분석 결과 부모의 BMI가 높을수록 신생아의 체중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관성은 아버지보다 어머니와 더 깊었습니다. 연구진은 임신 중 어머니의 체중 상태와 자궁 내 환경이 태아 성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신 중 적정 체중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기존 연구와 같은 맥락입니다.

출생 이후 BMI에서도 유전적 영향이 두드러졌습니다. 생후 6개월부터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비만 취약성의 영향이 나타났으며, 8세 기준 어머니와 아이 사이에서 나타난 체중의 유사성은 약 79%, 아버지와 아이 사이에서는 약 94%를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의 BMI가 높을수록 아이의 BMI도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 이유의 상당 부분을 부모와 자녀가 공유하는 비만 취약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해서 체중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구진은 비만에 취약한 유전자를 물려받았다고 해도 식습관과 신체활동 등 성장 환경에 따라 실제 체중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뒤 건강한 식사를 접하고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함께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신’에 게재됐습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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