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석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7일 “일상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내면에선 우울감, 무기력감, 공허감, 흥미 저하 등을 호소하는 상태가 고기능 우울증”이라며 “우울감이나 무기력, 흥미 저하가 2주 넘게 이어지거나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받아야 한다”고 했다.
우울감이나 흥미 저하 등이 2주 넘게 지속됐다면 우울장애일 수 있다. 지속성 우울장애는 만성 우울증을 2년 넘게 호소하는 상태다. 국내 우울증 환자는 지난해 기준 113만8230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는 단순히 기분이 가라앉는 증상만 호소하지 않는다. 이전엔 즐겁게 하던 활동이지만 갑자기 흥미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흥미·쾌감 저하’도 우울증 증상 중 하나다. 쉽게 피로해지거나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잠자리에 들지 못하거나 갑자기 잠이 너무 많아지는 수면 변화, 식욕·체중 변화, 이유 없는 초조함과 무기력감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일부는 슬픔보다 짜증과 반복되는 신체 통증 등을 먼저 호소했다.
휴가를 가거나 쉬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고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여기거나 과도한 죄책감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심하면 죽음이나 자해 등을 떠올린다. 고기능 우울증 환자는 같은 일을 처리할 때도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과도하게 몰아붙이기도 한다. 직장에선 평소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퇴근 후엔 대화나 집안일조차 버겁게 느낀다. 주말 내내 누워 있어도 회복되지 않는 양상이 반복된다.
최근엔 업무에 몰입을 잘하는 직장인은 우울증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에 따르면 업무 몰입도가 낮은 직장인은 직무 스트레스가 조금만 높아져도 우울증 위험이 치솟았다. 높은 업무 몰입도를 유지한 직장인은 같은 수준의 스트레스 환경에 놓여도 심리적 내성으로 우울감을 잘 극복했다. 이런 사람은 수면의 질이 떨어져도 우울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업무 몰입도는 직장인이 업무에 흥미와 자긍심을 느끼고 일할 때 집중해 처리할 수 있는 긍정적 심리 상태로 해석한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직장인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직원이 건강하게 업무에 몰입하도록 직무 자율성을 확대하고 상사와 동료의 지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조직 문화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우울증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상담과 인지행동·약물치료 등을 활용한다.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등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 식습관은 우울증 발병과 예방, 치료 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다. 불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성인은 규칙적인 사람보다 우울증 위험이 1.6배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곡물과 채소, 과일, 육류, 콩류, 견과류, 유제품 등을 골고루 섭취하고 아침 식사를 하면 정신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아침을 먹으면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과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가 안정적으로 바뀌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태혜진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규칙적인 식사, 아침 결식 예방, 다양한 식품군 섭취는 약물 없이 일상에서 즉시 실천할 수 있는 우울증 예방 전략”이라고 말했다.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