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많은 토스, 성장 빠른 네이버…오프라인 결제 '정面승부'

입력 2026-07-17 17:47   수정 2026-07-18 01:53

단말기 많은 토스, 성장 빠른 네이버…오프라인 결제 '정面승부'

이용자 얼굴을 스캔해 대금을 치를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비중이 15%를 넘었다. 지난해부터 얼굴 인식 결제 사업을 시작한 토스와 네이버가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해당 단말기를 경쟁적으로 보급한 영향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기준 토스와 네이버의 얼굴 결제 단말기를 설치한 가맹점은 각각 40만 곳, 10만 곳으로 집계됐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322만 곳(올해 2월 기준) 가운데 15.5%에서 얼굴 결제가 가능해졌다.

얼굴 결제를 할 수 있는 매장 비율은 지난해 11월만 해도 6.2%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급등하고 있다. 네이버와 토스가 오프라인 가맹점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얼굴 결제 단말기를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어서다. 신용카드회사가 장악한 가맹점을 가져오고 기존 디지털 금융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결제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취지다.

토스는 올해 말까지 얼굴 결제 단말기 100만 대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이버도 연내 50만 대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두 회사의 합산 오프라인 가맹점 점유율은 약 46%로 높아진다.
신기술 주도권 경쟁 넘어 '디지털 금융' 전쟁으로
토스 단말기 40만대로 압도적…네이버 결제금액 1800% 급증
얼굴과 홍체, 지문 같은 생체 인식 결제는 오프라인에선 한동안 ‘미개척지’로 남아 있었다. ‘내 생체 정보가 유출되는 게 아니냐’는 보안 우려와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서다. 자연스레 일반 가맹점이 사용하는 결제 단말기에 이 기능을 넣을 필요가 없었다. 삼성과 애플이 관련 기능을 스마트폰에 적용하면서 급성장한 모바일 시장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하지만 최근엔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네이버와 토스가 전국에 얼굴 인식 결제 기능이 있는 단말기를 50만 대 이상 보급하면서다. 두 회사는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디지털 금융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오프라인 단말기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어 얼굴 결제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토스·네이버가 확대한 얼굴 결제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토스의 단말기 회사인 토스플레이스의 얼굴 결제(페이스페이) 금액은 1월 대비 3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네이버페이의 얼굴 결제 브랜드인 페이스사인 금액은 1884% 늘었다. 후발 주자인 네이버페이의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결제액 자체는 단말기가 4배 더 많은 토스플레이스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토스는 지난해 2월 얼굴 결제 시범 사업을 국내에서 처음 시작해 9월 페이스페이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이 기간 토스 가맹점은 10만 개에서 20만 개로 늘었고 이달 들어 40만 개로 증가했다. 네이버페이는 지난해 11월 얼굴 결제 사업에 뛰어든 뒤 7개월 만에 10만 곳을 가맹점으로 확보했다.

네이버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토스는 페이스페이 결제액의 3%를 토스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수시 이벤트로 1000~5000원 상당의 페이스페이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네이버는 단말기에서 결제 후 리뷰를 적을 수 있는 기능을 넣은 뒤 리뷰 작성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토스와 네이버는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얼굴 결제 단말기를 무상 보급하고 있다. 신규 설치 비용을 두 회사가 부담하고 부가가치통신망(VAN) 회사나 VAN 대리점이 단말기를 판매한다. 이뿐만 아니라 토스와 네이버는 VAN사 및 대리점에 프로모션 비용까지 지원해준다.

결제업체 관계자는 “소상공인은 결제 단말기가 작동만 하면 오래된 기기라고 하더라도 그대로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하지만 얼굴 결제라는 신기능이 있는 기기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얼굴 결제 단말기로 교체하는 가맹점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 말리는 고객 데이터 확보 경쟁
네이버와 토스가 출혈경쟁을 벌이는 것은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확보하고 간편결제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급성장하는 얼굴 결제 시장에서 뒤처지면 금융, 유통 같은 다른 사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자리 잡고 있다.

토스는 얼굴 결제에서 판을 뒤집어야 네이버·카카오 중심의 간편결제 구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가 네이버와 달리 VAN과 판매정보시스템(POS) 사업을 함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는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페이의 간편결제 거래액은 56조5000억원으로 토스(12조원)의 네 배가 넘었다. 그만큼 네이버가 수집할 수 있는 금융 데이터도 토스보다 훨씬 많다. 이런 데이터 격차를 얼굴 결제 기능이 들어간 오프라인 단말기 보급으로 역전해보겠다는 게 토스의 포석이다. 2023년 이후 토스의 오프라인 단말기를 이용한 총 누적 결제금액은 5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26조원) 이후 두 배로 불어나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토스는 기대하고 있다. VAN사 관계자는 “토스는 은행 사업도 하는 만큼 페이스페이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가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얼굴 인식 결제 시장은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여러 보안 문제 속에서도 글로벌 얼굴 결제 시장 규모는 2020년 38억달러에서 2028년 118억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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