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사실상 붕괴"…미국·이란 '전면전 위기' 고조

입력 2026-07-20 07:27  


미국과 이란이 군사시설을 넘어 교량과 담수화 시설 등 민간 인프라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전면전 재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측의 보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 사망자까지 발생해 휴전 체제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말부터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각지에서 공격과 보복을 이어가고 있다.

충돌은 지난달 25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드론으로 공격하고, 미국이 이튿날 이란을 공습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이란이 지난 7일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들에 발포하자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을 상대로 추가 공습에 나섰다.

양국의 종전 협상은 지난 12일 막판에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선언했다. 미국은 이후 여드레 연속 이란을 공습했고, 이란은 중동 각국의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

지난 17일에는 요르단 기지에서 미군 3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휴전 이후 미군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란의 직접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튿날에는 이라크에서 미군 1명이 이란의 드론 불발탄을 해체하던 중 숨졌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최근 공습에 대해 "미군 장병을 공격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신속히 응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미군 장병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복무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며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그들(미군 장병)의 희생은 우리의 결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사실상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NYT는 "MOU의 나머지도 모두 허물어졌다"고 전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도 양국이 전면전 재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WP에 미국이 중동 지역에 군용기 배치를 늘리는 등 더 큰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영국과 독일의 F-35·F-16 전투기가 이스라엘에 전진 배치되고 있다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공격 대상도 민간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의 교량과 담수화 시설 등을 타격했다. 이란은 남서부에 건설 중인 원자력발전소가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이번 주에도 합의하지 않으면 교량뿐 아니라 발전소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에 이어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라크로 공격 범위를 넓혔다. 중동 국가의 담수화 시설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이란은 자국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 민간 상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친이란 후티 반군을 동원해 홍해 수로 차단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이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장악하거나 쿠르드 반군을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AP통신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주변 섬이나 하르그섬 점령에 나설 경우 수만 명의 지상군과 추가 해군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의 군사 행동에 교착 상태에 빠진 종전 협상을 압박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원유 공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이어지면 석유 재고 감소와 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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