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 로보락이 400만원대 제품이 주류인 국내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에 100만원대 ‘가성비’ 세탁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로봇청소기 인지도를 기반으로 국내 세탁가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내 가전업계는 “내구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국내 가전 시장에 안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소비자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국내 가전업체는 대용량·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세탁건조기 시장에 주력했다.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비스포크 AI 콤보’는 약 400만원에, LG전자의 ‘LG 트롬 AI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약 45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세탁 용량은 25㎏, 건조 용량은 20㎏ 안팎으로 제오엑스 용량보다 두 배 이상 크다.
로보락은 이번 제품이 성능과 기술 측면에서도 국내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오엑스는 자체 건조 기술로 약 50℃의 저온에서도 의류를 건조할 수 있다. 울과 실크 등 열에 민감한 소재는 약 37℃에서 건조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세탁·건조 알고리즘은 의류의 무게와 종류, 오염 정도 등을 분석해 적합한 코스를 자동으로 설정한다. 세제와 섬유유연제 사용량을 자동으로 계산하는 스마트 투입 시스템도 갖춰, 세제를 한 번 채우면 최대 30일간 별도 보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로보락 앱을 통한 세탁 코스 설정과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세탁건조기 분야 시장 진입을 위해 의도적으로 제품 가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내 업계는 시장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세탁건조기는 건설회사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 간 거래(B2B) 수요가 많아 중국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대형 가전업체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를 상대로 하는 B2B 시장은 제품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시장”이라며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신뢰와 평판을 쌓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로보락의 이번 신제품은 틈새시장인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이라며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삼성전자, LG전자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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