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팔면서 매수인에게 17억7000만원 수준의 근저당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돈을 빌려 집을 산 셈이다. “흔치 않은 거래”라는 얘기가 업계에서 나왔다. 청와대는 매수인 사정으로 인한 일로, 조만간 채무 관계가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공동 소유하고 있던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전용면적 164㎡)를 29억원에 매도했다. 지난 16일 등기가 완료됐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매수인을 상대로 채권 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금융회사 담보대출이 실제 대출액의 120% 정도를 채권 최고액으로 설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 부부가 매수인에게 빌려준 돈은 14억원대로 추정된다. 이 대통령이 세입자 있는 집을 29억원에 팔면서 매수자에게 14억원가량을 빌려줬다는 얘기다. 전세 보증금이 11억3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매수자가 소유권을 가져오는 데 실제 투입한 자금은 5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청와대 측은 “매수인 사정으로 근저당이 설정됐고 곧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수인이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승계하기 위해 등기를 서둘러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마을은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돼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으로부터 아파트 지분 절반을 2018년 증여받았다. 현행법상 5년 거주·10년 보유 요건을 채우지 못한 집을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 팔면 매수인은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한다. 김 여사는 ‘10년 보유’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이 단지 조합은 지난달 말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을 했고 이르면 이달 지정 고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 등기 설정이 이뤄지면 현금청산 대상이 되는 만큼 매수인에게 등기를 서둘러야 할 ‘사정’이 있는 것이다. 일단 등기를 하고 대출을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재영/유오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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