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90달러 재돌파…트럼프, 英 버넘에 "북해 유전 뚫자"

입력 2026-07-20 18:11   수정 2026-07-21 00:49

유가 90달러 재돌파…트럼프, 英 버넘에 "북해 유전 뚫자"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자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 물류 차질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에 브렌트유는 한 달여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 기준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7% 오른 배럴당 90.5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달 11일 후 처음이다. 같은 시간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물 선물 가격도 2.3% 상승한 배럴당 84.41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데 이어 이란도 중동 내 미군 기지를 보복 타격하자 긴장이 다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물류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 불안이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이란 무장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이 20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것도 부담을 더한다.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해협 통행까지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원유 공급 확대 돌파구로 영국의 북해 유전 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차기 영국 총리로 확정된 앤디 버넘 노동당 대표의 공식 취임을 앞두고 SNS(트루스소셜)에 “새로운 영국 총리인 앤디 버넘이 엄청난 가치를 지닌 북해 유전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밝히자 스코틀랜드 애버딘 시민이 거리에서 춤추고 있다”고 적었다. 애버딘은 북해 유전 개발의 중심지다. 이어 “북해 유전은 수백 년 동안 사용 가능한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자원도 많다”며 “이는 영국을 세계에서 부유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기 총리가 취임하기도 전에 영국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이고 북해 유전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못을 박은 셈이다.

그동안 영국 노동당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집중하면서 북해 신규 석유·가스 개발을 승인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버넘 대표 역시 2024년 총선 공약인 신규 북해 석유 생산 허가 중단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영국 현지에선 버넘 대표가 북해 에너지 개발에 보다 유연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정부가 기존 유전 인근 추가 시추 등을 통해 북해에서 더 많은 시추를 허용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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