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가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탈환하며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승리의 기쁨 뒤편에는 양국 농구 협회의 현격한 '스폰서십 격차'가 있었다. 굴지의 대기업들이 대거 포진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초라할 정도의 후원사 라인업으로 대회를 치러냈다.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개최국 일본을 67-57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통산 5번째 정상에 올랐다.
특히 해외 개최 대회 기준으로는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에 일궈낸 값진 '원정 금메달'이다. 경기 내내 에이스 이현중이 27점 18리바운드로 폭발하고, 이정현이 14점 7어시스트로 공격을 이끌며 승리를 완성했다.
그러나 현장 및 산업계에서는 이번 우승을 두고 "열악한 저변 속에서 선수단의 투혼으로 일궈낸 기적"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

실제 양국 농구협회의 공식 후원사 규모는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일본농구협회(JBA)의 경우 메인 스폰서인 IT·통신 공룡 소프트뱅크를 필두로 일본생명, 미츠이부동산, 미츠이스미토모신탁, JTB(여행사), 일본항공(JAL), 조던 브랜드 등 금융·항공·유통을 아우르는 대기업 수십 곳이 든든한 실탄을 대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농구협회(KBA)의 공식 후원사는 하나은행, 프로스펙스 단 두 곳에 불과하다. 기업 후원의 기근은 선수단 육성 인프라, 전지훈련, 기술 분석 시스템 등의 격차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나 중장기 마케팅 전략이 부재했던 한국과 달리, 일본농구협회(JBA)는 일찌감치 2016년부터 협회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30년을 겨냥해 단계별 로드맵을 구축해 왔다.
그럼에도 한국은 치열한 접전 끝에 3쿼터부터 이현중, 이정현, 변준형의 연속 외곽포로 흐름을 잡고 막판까지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 거대 자본이 투입된 일본 대표팀을 안방에서 무너뜨렸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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