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타트업파크 CEO] 수십 년간 축적된 수목 진료 현장 데이터와 AI·IoT 기술을 결합해 수목 진료를 개발하는 기업 ‘그리너랩’

입력 2026-07-20 22:57  

[인천스타트업파크 CEO] 수십 년간 축적된 수목 진료 현장 데이터와 AI·IoT 기술을 결합해 수목 진료를 개발하는 기업 ‘그리너랩’



그리너랩은 ‘나무를 가장 잘 아는 AI 회사’를 목표로, 수십 년간 축적된 수목 진료 현장 데이터와 AI·IoT 기술을 결합해 도시와 농장의 녹색 자산(나무·숲·토양)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이다. 손채현, 최주열 대표(52)가 2023년 2월에 설립했다.

최 대표는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델(Dell)에서 약 11년간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약 10년간 Azure 클라우드 사업을 이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Cloud, Enterprise 사업부 총괄, APAC 오픈소스 사업 리드를 거쳐 마지막에는 한국 디지털 스타트업·ISV 사업을 총괄하며 많은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확장을 도왔다. 그러다 2025년 1월, 최 대표는 돕던 자리에서 직접 뛰는 자리로 옮겨 그리너랩 대표를 맡게 됐다. 농공학 전공을 살려 나무 의사 후보생 과정을 밟으며, 기술과 수목진료 현장 양쪽을 모두 이해하는 경영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너랩의 대표 아이템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나무의사·수목치료 전문가를 위한 AI 기반 전자진료기록(EMR) SaaS인 ‘TreeAiD(트리에이드)’다. 트리에이드는 사람의 병원에 EMR이 있듯, 나무에도 진단, 처방, 이력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30만 건 이상의 수목 진단·처방 기록, 약 100만 장의 병해충 이미지, 2,000건 이상의 농약 처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사진과 증상을 입력하면 AI가 유사 사례와 처방을 추천합니다. 2023년 6월 시행된 나무의사 의무진료 제도(산림보호법 개정)로 국내 시장이 빠르게 제도화되고 있으며, TreeAiD는 2024년 4월부터 국내외 유료 서비스 중입니다.”

두 번째는 토양·환경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IoT 센서 시스템 ‘Sentinel(센티넬)’이다. 센티넬은 토양 수분·온도·전기전도도 등을 측정하고, LTE CAT.M1 통신으로 별도 게이트웨이 없이 클라우드에 직접 연결된다. 단순 측정을 넘어 엣지 AI와 LSTM 기반 토양 예측, 병해충 상관 모델을 통해 지금 이 나무에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자동으로 처방하는 단계까지 발전시키고 있으며, 관련 핵심 기술은 특허 출원 중이다.

세 번째는 올해 7월 출시 예정인 온디바이스 AI 스캐너 ‘Sentinel Vision(센티넬 비전)’이다. 현장에서 나무를 비추면 학습된 AI가 해충 피해와 수목 병증을 즉시 인식하고 처치 방법까지 제시한다. 네트워크가 닿지 않는 산림·농장 현장에서도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라는 점이 특징이다.

“요약하면 TreeAiD가 수목진료 전문가의 두뇌, Sentinel이 땅속의 감각기관, Sentinel Vision이 현장의 눈이고, 세 제품이 결합해 녹색 자산의 디지털 트윈을 완성하는 것이 그리너랩의 목표입니다.”



그리너랩이 개발한 제품의 경쟁력은 첫째, 데이터 해자(moat)를 꼽을 수 있다. “30년 이상의 현장 진료 노하우에서 나온 30만 건 이상의 진단, 처방 기록, 약 100만 장의 병해충 이미지는 단기간에 누구도 따라 만들 수 없는 자산입니다.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모델이 아니라 도메인 데이터인데, 이 분야에서 그리너랩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정제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둘째, 현장 전문성과 기술이 결합했다는 점이다. 30년 이상 수목 진료 현장을 지켜온 나무의사(손재국 CSO)와 수목치료 기술자(손채현 대표)가 직접 만드는 서비스라 현장 워크플로우에 정확히 맞고,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 경험을 가진 기술 조직이 이를 SaaS·IoT·온디바이스 AI 제품으로 구현한다.

셋째, 제도적 순풍이다. 한국의 나무의사 의무진료 제도, EU의 EUDR(삼림벌채 규제)과 도시 기후적응 정책 등 국내외 모두 나무를 데이터로 관리해야 하는 규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넷째, 검증된 실증 및 상용 레퍼런스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스마트시티 녹지, 인천 국제 신항, 골프존카운티 송도, 인천유나이티드FC, 케냐 키암부 커피 농장까지, 도시 녹지부터 해외 농업 현장까지 실제 운영 레퍼런스를 확보했고, SLSU2025에서 상위 3개 업체로 선정되며(기후테크 기업으로는 유일) 대외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리너랩은 B2B·B2G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나무의사·수목진료 업체를 대상으로 한 TreeAiD SaaS 구독 모델을 운영하면서, 지자체·공공기관 대상 실증사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인천스타트업파크 TRYOUT 실증사업을 통해 IFEZ 센트럴파크와 인천유나이티드FC 훈련장 등에서 시민 참여형 녹지 관리와 엣지 AI 진단 모델을 실증하고 있습니다. 7월 출시되는 Sentinel Vision은 전국의 나무의사·수목치료 기술자, 조경 관리 업체를 1차 타겟으로 합니다.”

해외는 전시회·정부 프로그램 기반의 파트너십 영업이 핵심이다. 올해 5월 오스트리아 정부가 주관하는 비엔나 ViennaUP(GIN GO AUSTRIA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유럽 파트너들과 협업 논의를 시작했고, 아시아·아프리카에서는 현지 애그테크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Sentinel을 데이터 레이어로 공급하는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단독으로 영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현지 파트너의 플랫폼에 우리의 센서·AI를 결합’하는 파트너 퍼스트 전략을 쓰고 있다.



그리너랩은 2025년에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같은 해 R&D TIPS에 선정되어 기술 개발 자금을 확보했다. 초기에는 공동창업자들의 자기자본과 TreeAiD 매출, 정부 R&D·실증 지원사업으로 운영해 왔다면, 시드 투자와 TIPS를 통해 Sentinel 양산과 Sentinel Vision 출시, 해외 PoC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다음 단계로는 글로벌 확장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프리A, 시리즈A 라운드를 준비하고 있으며, 단순 자금보다는 해외 네트워크와 기후테크 도메인 이해를 갖춘 투자자와 함께하고자 한다.

“그리너랩은 해외 진출을 핵심 전략으로 보고 있으며, 작물과 시장을 짝지어 공략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세우고 있습니다. 첫째, 팜트리(팜오일)는 아시아 지역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팜 농장을 대상으로, ISPO·EUDR 등 국제 규제 대응에 필요한 토양·재배 데이터를 Sentinel로 공급한다. 인도의 정밀농업 플랫폼 기업 Vanix Technologies와도 제휴를 논의 중입니다. 둘째, 커피는 아프리카 및 커피벨트 국가에 진출하고자 합니다. 케냐 키암부 커피 농장에서 GAO Africa와의 JDA(공동개발협약) 기반 실증을 완료 후 유료 전환에 성공 했고, 이를 레퍼런스로 커피벨트 국가들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셋째, 와인 포도는 유럽, 올리브는 지중해 국가를 공략할 계획이다. 기후변화로 작황 변동성이 커진 고부가가치 작물 시장입니다. 넷째, 스마트시티 녹지관리는 유럽 국가를 시작으로 글로벌로 뻗어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5월 비엔나 ViennaUP에 참가해 TU Wien(빈 공대) 기반의 시민 참여형 도시 매핑 프로젝트 ‘CityLayers’와 협력을 논의 중이며, 독일 베를린의 옛 테겔공항 부지 재개발 프로젝트 ‘Urban Tech Republic(약 500ha)’에서 올 하반기 PoC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도시 녹지는 유럽에서 검증해 글로벌로, 농업은 작물별로 가장 절실한 시장부터 들어가는 투트랙 전략을 삼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출발점은 현장의 문제의식이었습니다. 30년 넘게 수목 진료 현장에서 일해온 손재국 CSO(나무의사)와 손채현 대표(수목치료 기술자)는 ‘나무 진료는 여전히 종이와 개인의 경험에 의존하고 있고, 그 귀중한 데이터가 어디에도 축적되지 않는다’문제를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2023년 나무의사 의무진료 제도가 시행되면서 시장이 제도화되는 시점이었고, 2023년 2월 광주광역시에서 그리너랩이 출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한국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확장을 돕는 일을 하다가 그리너랩을 만났습니다. 30년 치 현장 데이터라는 자산,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과제, 제도화되는 시장, 이 세 가지가 겹치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확신했고 2025년 1월 대표로 합류해 본격적인 스케일업을 맡게 됐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도시의 나무는 탄소흡수원이자 폭염 대응 인프라인데, 이를 관리하는 기술이 거의 없다는 점도 큰 동기였습니다. 초기 자금은 공동창업자들의 자기자본으로 시작했고, 이후 정부 R&D 과제와 실증 지원사업, TreeAiD 유료 서비스 매출로 운영 자금을 확보했으며, 2025년 시드 투자 유치와 R&D TIPS 선정으로 성장 기반을 다졌습니다.”

창업 후 최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은 30년 현장 경험이 데이터와 AI로 살아나는 순간을 보는 것”이라며 “베테랑 나무의사 한 분의 머릿속에만 있던 지식이 TreeAiD를 통해 후배 전문가들의 진단을 돕는 걸 볼 때, 우리가 하는 일이 한 회사의 사업을 넘어 산업의 지식 인프라를 만드는 일이라는 걸 실감한다. 나 역시 나무의사 후보생 과정을 밟으면서, 기술이 현장에 닿는 순간의 가치를 매일 새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한국에서 시작한 기술이 비엔나, 베를린, 나이로비의 파트너들과 연결되는 경험입니다. ‘나무가 아픈 건 전 세계 어디나 같은 문제’라는 걸 확인할 때마다, 작은 스타트업도 글로벌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습니다.”

그리너랩은 현장 전문성과 기술이 한 테이블에 앉는 구조다. “손채현 대표(공동창업자, 수목치료 기술자)가 현장과 사업을, 손재국 CSO(나무의사, 현업 경력 30년 이상)가 수목진료 전문성과 데이터 품질을, 제가(CEO, 전 마이크로소프트 디지털 스타트업·ISV 사업 총괄) 기술 전략과 글로벌 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그 외 소프트웨어 개발, IoT 하드웨어, 수목진료 분야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최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7월 Sentinel Vision 출시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TRYOUT 실증사업을 통해 시민 참여, 엣지 AI 진단, 디지털 트윈이라는 3축 모델을 검증하며, 유럽 PoC(베를린 테겔 Urban Tech Republic)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적으로는 TreeAiD를 단순 기록 도구를 넘어 AI 멘토로 진화시키려 합니다. 30만 건의 진료 사례를 학습한 LLM 에이전트가 신규 나무의사의 교육과 진단을 돕는 ‘CaseMentor’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그리너랩의 목표는 기후 회복력을 위한 녹색 자산 관리 AI 운영체제(AI OS for climate-resilient green asset management)가 되는 것입니다. 도시의 나무 한 그루, 농장의 토양 한 평까지 데이터로 연결해,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신뢰받는 그린 인프라 관리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너랩은 인천스타크업파크 사업화 기업에 선정됐다. “인천스타트업파크는 단순한 사무 공간을 넘어 그리너랩 성장의 실질적 기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첫째, IFEZ·인천테크노파크와 연계된 실증 기회입니다. TRYOUT 실증사업을 통해 IFEZ 센트럴파크라는 최고의 테스트베드에서 우리 기술을 검증할 수 있게 됐고, 인천 국제 신항·인천유나이티드FC 등 인천의 앵커 기관들과의 협력도 스타트업파크 네트워크가 출발점이었습니다. 둘째, 글로벌 진출 지원입니다. 해외 전시·파트너링 프로그램 연계를 통해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습니다. 셋째, 입주 기업 간 교류와 멘토링 등 초기 스타트업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생태계의 힘입니다. 광주에서 창업한 회사가 인천을 거점으로 글로벌까지 나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인천스타트업파크의 역할이 컸습니다.”

설립일: 2023년 2월
주요사업: 수목진료 AI EMR SaaS ‘TreeAiD’, IoT 토양·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Sentinel’, 온디바이스 AI 수목 병해충 스캐너 ‘Sentinel Vision(2026년 7월 출시 예정)’, AI·IoT 기반 녹색 자산(나무·숲·토양) 관리 솔루션
성과: TreeAiD 국내외 유료 서비스 운영 중(2024년 4월~ 현재 100명 이상의 나무의사가 사용 중), 수목 진단·처방 기록 30만 건 이상·병해충 이미지 약 100만 장 보유, 2025년 시드 투자 유치 및 R&D TIPS 선정, SLSU2025 상위 3개 업체 선정 (기후테크 기업 유일), Sentinel 핵심 기술(LSTM 토양 예측·병해충 상관 모델·자율 처방 생성) 특허 출원, IFEZ 스마트시티 녹지, 인천 국제 신항, 골프존카운티 송도, 인천유나이티드FC 등 실증 레퍼런스 확보, 케냐 키암부 커피 농장 해외 실증 완료 및 유료 전환(GAO Africa JDA), 오스트리아·독일·인도 파트너십 추진 중, 2026 인천스타트업파크 TRYOUT AI 실증사업 수행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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