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패션 유통의 경쟁력이 상품 구성과 점포 수에서 검색·추천·개인화 기술로 옮겨가면서 인재 선발 기준도 바뀌고 있다. 코드를 직접 많이 작성하는 개발자보다 AI를 이용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사업 문제를 해결하는 ‘AI 네이티브’ 인재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유통업계로 번지는 모습이다.
커머스 플랫폼 엔지니어는 AI를 활용해 국내외 온라인몰의 사용자환경과 사용자경험을 개선한다. 코어 플랫폼 엔지니어는 상품·주문·결제 등 플랫폼 핵심 엔진을 고도화하고, AI 추천 시스템 엔지니어는 고객과 상품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화장품 추천 모델을 개발한다.
가장 큰 변화는 평가 방식이다. 올리브영은 그동안 제한된 시간 안에 코드를 구현하는 ‘라이브 코딩’ 시험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이를 AI 과제로 대체했다. 크래프톤이 개발한 채용·평가 솔루션 ‘코파 프로브’를 활용해 최종 결과물뿐 아니라 문제 정의와 프롬프트 작성, 반복적인 수정, 결과 검증 과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생성형 AI로 일정 수준의 코드를 누구나 작성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이 확인하려는 능력도 달라졌다. AI가 내놓은 결과를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보다 오류를 찾아내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인재를 뽑겠다는 의미다.
해외 사업 확대도 기술 인력 수요를 키우고 있다. 국가별로 선호 상품과 피부 고민, 구매 방식이 다른 만큼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 추천과 온라인몰 화면을 달리해야 한다. 화장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유통회사를 넘어 고객과 상품 데이터를 활용해 매출을 만드는 기술기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 역시 입점 브랜드와 상품 수가 급증하면서 추천과 검색, 가격 설정, 재고 관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졌다. 고객이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먼저 보여주고 대규모 할인 행사 때 접속과 주문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플랫폼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AI가 개발자 자체를 없애기보다 개발자 간 생산성 격차를 키우고 있다”며 “앞으로는 코드를 얼마나 많이 작성하느냐보다 AI로 복잡한 사업 문제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하는지가 채용과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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