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향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홈플러스 정상화와 고용 안정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홈플러스가 자금 고갈로 매장 영업을 중단하고 파산 기로에 서면서 수많은 마트 노동자와 중소 협력 업체가 실직과 연쇄 도산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민생과 직결된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주주인 MBK가 2000억원 규모 지급보증안을 내놨지만, 협력 업체 납품 대금과 밀린 운영비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런데도 MBK가 사태 수습을 위한 책임 있는 해법보다 해외를 오가며 다른 기업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여론전에 몰두하는 행태는 대주주로서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홈플러스가 자금난으로 영업을 중단하고 회생과 청산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MBK가 미국에서 고려아연의 현지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한 행사를 개최한 것을 두고 대주주로서 우선순위가 적절했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제련소 투자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관련 홍보 행사를 열었다. MBK와 영풍은 이 자리에서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으로 소개하고 프로젝트와 관련한 주요 소통 주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이 미국 내 통합제련소 구축을 목표로 추진해 온 사업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직속 조직과 현 경영진, 기술진이 주도하는 사업이며, MBK와 영풍의 행사는 고려아연 경영진과 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의 설명이다.
또한 MBK와 영풍은 프로젝트 크루서블 추진 과정에서 이뤄진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과 의사결정 절차를 두고 가처분 신청과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방식에 반대해 온 MBK와 영풍이 미국 현지에서는 사업의 주요 지원 주체로 나선 것이 기존 입장과 온도 차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지 행사가 홈플러스의 존폐를 가를 중대 국면에 개최됐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확대했다. 당시 홈플러스는 최소한의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전국 점포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직고용 노동자의 고용 불안뿐 아니라 협력 업체와 납품업체, 입점업체 등의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었다.
MBK가 홈플러스와 고려아연을 각각 별도의 투자 건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쪽에서는 대규모 고용과 거래 관계가 위협받는 동안 다른 기업의 경영권 확보와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해외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 정치권 비판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MBK 측은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고려아연 투자는 성격이 다른 별개의 사안으로, 이를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홈플러스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추가 자금 투입과 장기적인 회생 방안을 제시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도 단기 자금 지원만으로는 홈플러스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홈플러스에 필요한 것은 임시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구조적 회생 대책"이라며 "그간 알짜 자산 매각과 차입금 상환에 치중했던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 유통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회복시킬 장기적인 투자 계획과 실질적인 추가 재원 확보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차원의 압박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1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최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현안 질의를 통해 홈플러스 사태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여야가 동시에 MBK에 대해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향후 논의의 초점도 단순 지급보증을 넘어 MBK가 홈플러스의 회생을 위해 어느 수준까지 실질적인 자금과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지에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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