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들에게 논문 대필과 연구 데이터 조작을 시켜 딸을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시킨 전 성균관대 약대 교수의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은 연구윤리와 대입 공정성을 훼손한 범행이라는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성균관대 약대 교수 이모(67)씨에게 이같이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이씨의 딸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유지됐다.
이씨는 대학원생 제자들이 대필한 논문을 실적으로 딸을 2018년 서울대 치전원에 입학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2016년 대학생이던 딸의 연구과제를 위해 제자들에게 동물실험을 지시하고 이듬해 실험 결과를 담은 논문을 쓰게 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실험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논문의 실험 수치를 조작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 논문은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지수)급 저널에 실렸다. 이씨의 딸은 실험에 2∼3차례 참관만 하고 연구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 각종 학회에 논문을 제출해 상도 탔다. 그는 논문과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2018년 서울대 치전원에 합격했다.
1, 2심 모두 이씨와 딸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2024년 7월 "범행으로 인해 대입 시험의 형평성과 공익성이 중대하게 훼손됐다"며 "학벌이 사회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씨의 딸에게는 "아직 어린 피고인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징역형 집행을 유예했다.
올해 2월 나온 2심도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교수의 부당한 지시를 거절하기 어려운 대학원생들에게 딸을 위해 각종 실험과 보고서 작성에 더해 심지어 연구 데이터 조작도 지시했다"며 "범행 후 대학원생들의 진술을 회유하거나 이들에게 고소하겠다고 겁박했으며, 범행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기도 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질타했다.
이씨는 2019년 6월 학교에서 파면당했고 서울대는 그해 8월 이씨 딸의 치전원 입학 허가를 취소했다. 이씨의 딸은 입학 취소 처분에 불복해 서울대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냈으나 지난해 3월 최종 패소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이 교수는 딸의 학부 입시 때도 제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A 씨가 고등학생일 때 '국제 청소년 학술대회'에서 이 교수의 제자들이 만들어준 논문 발표 자료로 '우수 청소년 과학자상'을 탄 사실이 교육부 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A 씨는 2014년도 '과학 인재 특별전형'으로 고려대에 합격할 때 당시 수상 실적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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