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종합해 보면 301조를 이용한 국가별 관세를 확정하는 것이 이들의 최종 목표입니다. 이것은 앞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과 같이 위법한 근거를 활용했던 상호관세나 펜타닐 관세와 달리 차기 정부에서도 쉽게 되돌릴 수 없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더 이상 무관세의 세상에서 살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에서도 301조 관세를 준비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이게 IEEPA 때와 달리 근거 보고서가 필요하고, 관세율을 정당화해야 합니다. 122조로 150일, 약 5개월 시간을 벌었지만 적은 인원으로 이것을 다 감당하는 데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122조 기한이 만료된 후에 각국별 301조 관세가 확정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글로벌 관세의 역할을 대체하는, 일종의 징검다리 관세라고 해석합니다. 향후 다른 관세와 누적적으로 적용되기 보다는, 일시적으로 적용했다가 향후 강제노동 상품을 유통하지 않겠다는 협약에 참여하는 등의 형식으로 풀어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한국이 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부분은 공급 과잉에 관한 301조 조사와 아직 본격 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디지털 무역 관련 301조 조사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진행되면 한국에 대한 301조 관세율이 확정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앞서 대미투자 3500억달러를 약속하고 15% 관세율을 적용받기로 하는 무역협정을 맺었는데요. 이 약속이 지켜질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일단 미국 정부는 15%상한선이 지켜질 것이라는 취지로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번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25% 관세율을 위협했던 것처럼, 실제로는 이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나올 여지도 충분히 있는데요. 예를 들어 이란 전쟁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인데, 이런 문제에서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가 관세율을 위협하는 상황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캐나다 산불을 이유로 50% 관세를 위협한 것이 그런 사례인데요. 쿠팡 문제 같은 것도 변수가 될 수 있겠죠.
다만 이런 돌발변수를 제외하고 판단했을 때, 강제노동 관세와 공급과잉 관세 등등 USTR의 통상적인 관세 부과 계산법에서 다 합해서 상한을 15%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곳 워싱턴 관계자들은 양측이 원하는 1호 프로젝트 내용이 서로 달라 이를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원하는 것을 전달했고, 미국 측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보내왔는데 이것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서로간에 빠르게 프로젝트를 발표해야 한다는 시각은 공유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용범 정책실장도 8~9월 중에는 1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고요, 김정관 장관도 오늘 “거의 막바지”라면서 “아마 8월말 무렵에서 9월 그런 일정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같은 취지로 이야기했습니다.
협력센터 자체는 한국무역협회가 소유한 빌딩에 개소할 예정인데, 이 센터 사무실이 아직 리모델링이 진행 중입니다. 미국이다 보니까 공사가 좀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개소식 행사를 사무실이 아니라 워싱턴DC에 있는 다른 장소,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진행하고요. 러트닉 상무장관 등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협력센터 개소식이 먼저 열리기 때문에 상무부에서 특별히 행사를 좀 크게 개최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과의 관계에서 이런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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