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낙선·민원 갈등' 70대, 경산 아파트 관리실서 방화…3명 중태[종합]

입력 2026-07-23 12:44   수정 2026-07-23 13:26

'선거 낙선·민원 갈등' 70대, 경산 아파트 관리실서 방화…3명 중태[종합]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70대 입주민이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피의자를 포함해 총 8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23일 언론 보도 및 경찰·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6분~29분께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입주민 A씨(70대)가 시너 등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상)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소방 당국은 장비 17대와 인력 38명을 투입해 오전 8시 48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경찰 조사와 주민 증언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배경에는 관리사무소 운영 및 입주자대표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무적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대상이 아닌 해당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A씨가 선거함 훼손, 확성기 항의 등 소란을 피우며 관리사무소 측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주민들은 A씨가 예산 집행 문제 등으로 경산시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입주자대표로부터 접근 금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에도 관리규약 문제로 입주민들과 관리실 관계자들이 회의를 진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으며, 현장에서는 불에 그을린 감사 보고서 서류와 A4 용지 크기 인쇄물을 쥔 대피자들이 목격됐다.

A씨는 사건 전날에도 관리사무소에서 말다툼을 벌여 경찰 조율 후 귀가 조치됐으며, 같은 날 관리사무소 측으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였다.

이번 사고가 사전에 준비된 계획범죄일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정황도 드러났다.

피해자 가족 등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 전날인 22일 저녁부터 관리실을 제외한 아파트 내부 곳곳을 비추는 CCTV 전원 연결 코드가 무단으로 훼손되어 꺼져 있던 상태로 확인됐다.

CCTV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당일 아침 관리실을 찾았던 입주민이 폭발 사고로 화상을 입기도 했다.

현장 목격자들은 "관리실 안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린 뒤 몸에 불이 붙은 채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어나온 사람이 대여섯 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피의자 A씨를 포함해 총 8명(남성 2명, 여성 6명)이 화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A씨를 포함한 3명은 전신 중증 화상을 입어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중화상을 입은 여성 입주민 1명은 헬기를 통해 서울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전신 화상을 입은 A씨 역시 대구의 한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나머지 부상자 중 3명은 전신 경도 화상을, 2명은 하반신 화상을 입었다.

부상자 가운데는 관리실과 접해 있는 경로당에 머물던 어르신 5명도 포함됐다.

A씨는 인화물질이 든 용기를 들고 관리실에 들어가 방화한 뒤, 자택으로 이동해 흉기를 들고 현장 주변으로 돌아와 "다 내가 죽인다"며 소동을 벌였다.

A씨는 출동한 경찰이 권총을 겨누며 버릴 것을 명령하자 이에 응해 바닥에 드러누우며 현장에서 제압됐다.

경찰은 피의자의 치료 경과를 지켜보는 한편, CCTV 사전 훼손 정황 등 계획범죄 여부를 포함해 정확한 경위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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