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세금을 더 걷어달라"…영국 부자, 총리에 증세 요구

입력 2026-07-24 07:27   수정 2026-07-24 07:30

"우리에게 세금을 더 걷어달라"…영국 부자, 총리에 증세 요구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연출한 리처드 커티스 감독과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게리 리네커 등 영국의 고액 자산가들이 앤디 버넘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들은 서한에서 "우리에게서 세금을 더 걷기를 바란다"며 "매일 아침 일어나 돈 벌러 일터로 가는 사람이 아니라 쥐고 있는 재산에서 수입을 얻는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게 세금을 올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나라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성공엔 투자가 필요하다"며 "구시대적 경제사상을 가진 소수가 남아 있지만, 자기 이익만 좇는 이들은 영국의 미래를 설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갑부 증세를 주장하는 단체인 '애국 백만장자' 영국 지부가 기획한 것이다. 해당 단체는 1000만파운드(약 196억원) 초과 자산에 2% 부유세를 부과하면 연 240억파운드(약 47조원)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한에는 가수 겸 음악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와 체인점 브랜드 그렉스 임원을 지낸 이언 그렉, 금융 트레이더 출신 활동가 게리 스티븐슨 등이 동참했다.

버넘 총리는 취임 직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부유세를 고려하고 있는지를 묻는 말에 "지금 당장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겠다. 우리에게 더 큰 공정성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에마 레이놀즈 재무부 수석부장관은 이에 대해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내고 싶다니 환영한다"며 재무부에 기부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했다.

한편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가운데 지난 20일 출범한 버넘 정부는 가정용 전기요금 부가가치세(VAT) 폐지, 버스요금 상한선 하향 조정 등 가계 안정을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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