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소방관 괴롭힘에 소방청 “무거운 책임”…성평등 전담부서 추진

입력 2026-07-29 15:08  

여성 소방관 괴롭힘에 소방청 “무거운 책임”…성평등 전담부서 추진

여성 소방관에게 24차례에 걸쳐 술자리 참석을 강요하고 회식 때 남성 상사 옆에 앉도록 지시한 소방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피해자의 사적인 내용이 담긴 심리상담 자료를 직원들이 공유한 사실도 드러났다.

29일 소방청은 상급 지휘기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성평등 전담부서 신설 등 조직문화 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문책을 요구한 소방공무원 15명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어 12명에게 중징계, 3명에게 경징계 처분을 의결했다. 중징계 대상자 중 2명은 파면됐다.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 상급자들은 지난해 10월 숨진 채 발견된 여성 소방관에게 24차례에 걸쳐 회식 참석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한 번에 마시는 이른바 ‘원샷’을 강요하고 “서장과 과장 사이에 앉아라”, “과장 옆에 앉아라”며 특정 자리에 앉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상급자를 위한 행사 준비와 사적 심부름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의 사적인 내용이 담긴 심리상담 자료를 다른 소방관들이 공유하거나 돌려보는 등 개인정보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은 숨진 여성 소방관의 유족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11일부터 24일까지 관련 의혹을 조사했다. 이 대통령은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이번 사건을 “최악의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규정하고 공직사회 전반의 조직문화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소방본부는 파면된 2명의 신원과 구체적인 비위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나머지 중징계 대상자10명과 경징계 대상자 3명의 구체적인 처분 수위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중징계에는 파면·해임·강등·정직이, 경징계에는 감봉·견책이 포함된다. 각 대상자가 어떤 비위를 저질렀고 이에 따라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공개되지 않으면서 ‘깜깜이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청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상급 지휘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방 조직 전반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지난달 소방청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직문화 혁신 전담팀(TF)’을 출범시켰다. 익명 제보시스템인 ‘케이휘슬’을 통해 7월 한 달간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사적 이익 요구와 음주 강요, 폭언 등 조직 내 부조리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하위 직급 대원과 여성 소방공무원 등이 현장에서 겪는 고충과 불합리한 관행을 파악하기 위한 조직문화 설문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감사담당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감찰단은 지역 연고와 온정주의가 조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권역별 교차 조사 방식으로 접수된 비위 제보를 확인하고 있다.

소방청은 제보와 설문조사, 특별감찰 결과를 종합해 ‘조직문화 혁신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사·감찰 운영체계를 개편하고 피해자 구제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이 종합대책에 담길 전망이다. 민감 사건에 대한 대응 전문성을 강화하고 양성평등 정책을 전담하는 성평등 부서도 신설할 계획이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사건은 소방 조직 전체가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아야 하는 계기”라며 “선언이나 단기 처방에 머물지 않고 일선 대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확실히 바꾸겠다”고 말했다.

소방본부의 자체 징계와 별도로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징계 대상자들의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내부 게시판에 숨진 여성 소방관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작성자도 추적하고 있다.

이소이 기자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