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속 에너지 공급망 방어 나서…"선박별로 조율"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이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와 직접 협의해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실은 중국행 유조선이 통항할 홍해 수송로 확보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란 고위 당국자를 포함해 관련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6명을 인용해 중국이 자국 유조선의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항을 보장해 달라고 후티 측에 직접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일 사우디 항만을 봉쇄한다고 선언한 후티는 국제 해운회사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우디 항만에서 화물을 싣거나 내리는 모든 선박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미국 및 동맹국을 겨냥한 이란전쟁 관련 군사 행동을 해상 운송으로 확대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후티의 이 같은 발표 후 가장 먼저 이들과 접촉한 국가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란의 봉쇄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자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의 항구, 특히 얀부항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공급을 유지하는 데 주력해왔다.
얀부항에서 출항한 유조선이 중국으로 향하려면 홍해 남단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예멘은 이 해협의 동쪽 해안에 자리 잡고 있어 후티의 통항 허용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얀부항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향하면 평균 16일이 걸리지만, 봉쇄 등 여파로 북쪽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뒤 서쪽으로 항해해 아프리카를 우회할 경우 항해 기간이 약 50일로 3배 이상 늘어난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와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선박 추적업체 마린트래픽 등 자료에 따르면 후티가 제한 조치를 발표한 이후 사우디 항만에서 원유를 싣고 중국으로 향하는 최소 4척의 유조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협의가 중국 선박의 안전을 일괄 보장하는 형태가 아니라 선박마다 후티 측과 통항 허가를 조율하고 승인받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후티와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은 후티와 중국이 그간 양호한 관계를 유지했고, 특히 사우디산 원유의 중국 수송 문제와 관련해 과거에도 긴밀하게 조율해왔다고 로이터에 설명했다.
이 매체는 또 중국과 이란, 후티 측은 관련 논평 요청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 중동의 양대 원유 수송로가 동시에 위협받는 상황에서 에너지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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