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가 달에 거주하는 '작은 도시' 건설을 향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프로젝트에 한국이 주요 협력 파트너로 거론됐다. NASA는 한국이 달 기지 구축에 필요한 관심과 기술 역량을 갖춘 국가라며 협력 가능성을 강조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카를로스 가르시아-갈란 NASA 문베이스(달기지) 프로그램 총책임자가 한국을 주요 협력 파트너로 지목했다.
문베이스 프로그램은 NASA가 지난 3월 각국 우주당국 관계자를 모은 '이그니션' 행사에서 공개한 200억달러 규모 프로그램이다. 기존 달 궤도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며 달 탐사 전략을 변화했다.
NASA는 총 3단계에 걸쳐 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1단계에서는 무인 로버와 자원 탐사 장비들을 달 표면에 보내 자원을 조사하고, 2단계에서는 우주인이 체류할 수 있는 초기 인프라와 운영 능력을 확보한다. 이어 3단계에서는 2032년에 우주인이 달에 상시 머무르는 ‘준영구적’ 체류 시설을 건설할 방침이다.
완성될 문베이스는 ‘작은 도시’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수송·거주 구역을 비롯해 전력과 통신 시설이 구축되고, 장기적으로 산소와 연료를 생산하는 산업 시설까지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갈란 총괄은 “수㎢에 여러 시설이 분산된 작은 도시를 떠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NASA는 향후 기지를 화성 유인탐사를 위한 시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30일 열리는 우주청-NASA 아르테미스 워크숍 행사에 앞서 방한한 갈란 총책임자는 "한국은 이 여정에 함께하기를 기대하는 주요 참여국 중 하나"라며 "산학연 등 달 기지 건설에 필요한 역량을 더할 수 있는 여러 기관이 파트너십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반에는 로봇 이야기를 하겠지만 결국 인간을 수용할 수 있는 정교한 기술을 염두에 두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로보틱스 기술에 관심을 내비쳤다. 이어 정부·우주청과 논의 중이라며 "한국이 주요 기여국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 자체가 매우 고무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누주드 머랜시 NASA 전략담당 부국장은 한국이 통신과 위성에서 성과를 내왔다며 모빌리티 시스템의 산업 기반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 기지 건설 요구사항을 수년간 발표해 왔고, 우주청은 한국 기술 역량을 검토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다"며 착륙선과 통신, 이동시스템, 과학 샘플링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NASA가 달 기지 주요 전력원으로 고려 중인 원자력 발전도 협력 기회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전력원으로 주목받는 '히트파이프 원자로'와 관련해 미국과 협력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랜시 부국장은 "핵심 인프라인 전력에 대해 여러 공급원을 확보하려 하고 신뢰성과 안전성 등을 이유로 원자력을 포함해 검토하고 있다"며 "NASA가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다양한 규모의 기지를 지원하기 위해 국제 협력 기회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문베이스 건설에 참여할 국가별 역할도 조만간 구체화될 전망이다. 갈란 총책임자는 “앞으로 약 3개월 안에 주요 요소와 기여 방안을 정의하고 각국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한국 기업의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정부 대 정부 협력의 틀을 만드는 단계”라고 말했다.
오승주 인턴기자 seungju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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