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대통령 '세일즈 무기'로 올라선 K뷰티, 주가 전성기 다시 올까

입력 2026-08-07 07:00  

역대급 실적에 대통령 '세일즈 무기'로 올라선 K뷰티, 주가 전성기 다시 올까

K뷰티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 아시아와 북미를 넘어 중남미까지 세력을 넓힌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전 세계 젠지세대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다.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K뷰티는 대통령의 세일즈 무기로 올라섰다. 이재명 대통령의 남미 순방길에 K뷰티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소식에 K뷰티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런 가운데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는 중국에서도 수출이 반등하면서 다시 한번 주가가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 순방 최대 세일즈 상품이 된 K뷰티
이 대통령이 7월 26~29일(현지 시간) 브라질 국빈방문에 나섰다. 여기에 이상목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사장,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 등 4개 뷰티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 포함됐다.

삼성·SK·현대차 등 제조업 중심의 국내 주요 대기업이 함께하는 자리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뷰티 회사가 대거 이름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 뷰티 기업은 7월 28일(현지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브라질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이 최근 3년 동안 5배 이상 증가했다고 소개하며 복잡한 유통구조와 인증 절차 개선을 요청했다. 에이피알,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 등도 인증·통상 환경 개선을 건의했다.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시장 진출과 관련한 협력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브라질 대통령 관저인 아우보라다 궁에서 “브라질 내 K컬처에 대한 높은 관심에 발맞춰 K뷰티와 K푸드가 널리 소개되고 브라질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 브라질, 왜 중요한가
북미 중심으로 K뷰티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된 것은 2024년이지만 여전히 유럽과 중남미 등에서는 영향력이 미미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뷰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0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상반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다. 2022년 연간 수출액(80억달러)과 근접한 수치이기도 하다.

수출 성장을 주도한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14억5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20.7%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중국 10억1000만달러 △일본 5억8000만달러 등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홍콩, 베트남,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중남미 지역에 대한 수출은 적다.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은 화장품 수출국 상위 20위에도 들지 못한다. 관세청 수출입 실적 통계에 따르면 대(對)브라질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5430만달러에 불과하다. 전체 수출국 순위 32위다.

K뷰티 수출국은 2024년 172개국에서 2025년 202개국으로 30개국이 확대됐다. 사실상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K뷰티를 수출하고 있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브라질 비중은 크다. 보건산업통계에 따르면 2025년 브라질 화장품 시장 규모는 미국(1120억달러), 중국(690억달러)에 이어 3위(310억달러)다. 멕시코는 프랑스(150억달러), 이탈리아(130억달러)보다 큰 160억달러 규모다. 브라질·멕시코 모두 한국(130억달러)보다 시장 규모가 크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기준으로 중남미 주요 5개국(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수출 비중은 2%로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률은 82%로 유럽 다음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K콘텐츠 선호도가 높은 지역 특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브라질은 K팝, K컬처 인기가 높고 화장품 리테일 시장 규모도 미국, 중국 다음”이라며 “다만 유통이나 관세 등 측면에서 다른 서구권 대비 열위에 있는 상황이라 한-브라질 순방을 통해 제도나 협력이 강화된다면 잠재력이 큰 국가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새 시장’ 뚫고 헌 시장’서 명예 회복…K뷰티 주가 힘 받나
여기에 중국에서도 반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7월 1~20일 수출입 실적 가운데 화장품 품목 수출은 6억2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8% 증가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은 8300만달러를 기록하며 21.8% 늘었다. 중국 수출액은 지난 6월에도 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중국 수치는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수출이 10억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주목할 변화다.

중국은 세계 2위 시장이지만 2024년부터 수출이 줄었다. 2023년 27억7738만달러에서 이듬해 24억9207만달러로 10.3% 감소했고 2025년에는 20억1831만달러까지 줄었다. 올해는 이보다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C뷰티의 급성장, 중국 소비경기 둔화 등이 K뷰티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

김명주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예상과 달리 하반기에 중국 화장품 산업이 유의미한 회복세를 보일 경우 한국 화장품 섹터는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며 “중국 화장품 시장은 글로벌에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는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연간 기준 중국 매출도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남미 시장 개척에 중국 회복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K뷰티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에이피알, 실리콘투 등 K뷰티 관련 기업들이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까지 주가가 회복될 경우 산업 전체가 2015~2016년, 2024~2025년에 이어 세 번째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

정지윤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화장품 섹터에 대한 투자자 눈높이가 높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서구권과 신흥 국가(중동, 중남미 등)로의 성장이 지속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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