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미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31일(현지 시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광물자원과 에너지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총 88만 배럴이 시범 도입된 아르헨티나 원유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지 브리핑에서 "원유 공급선을 남미로 확대할 수 있는 실질적 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우리 기업은 올해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시범 도입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수입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8월까지 아르헨티나 원유 총 88만배럴을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원유 수입량은 총 10억2817만 배럴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시범 도입된 원유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의 원유 공급처 다변화 전략, 아르헨티나의 원유 수출 확대 방침이 맞물려 아르헨티나 원유 도입 규모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는 농축산물 중심에서 에너지 중심으로 수출 구조를 바꾸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위 실장은 "국내 정유사들이 시범 도입한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테스트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얼마의 양이 도입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중동 지역에 집중된 우리 원유 수입선을 남미로 넓히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줄여 에너지 수급의 대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양국은 앞으로 원유뿐 아니라 천연가스와 원자력 등으로 에너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함께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원유 정제 설비는 중동산 중질유에 최적화돼 있다. 아르헨티나 원유는 경질유인 만큼 기존 설비를 개보수하거나 다른 원유와 섞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당장은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잦은 분쟁으로 수급 안정성이 떨어지는 중동 원유 도입 의존도를 중장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한·아르헨티나 양국은 교역과 투자, 기업 애로사항을 점검하는 경제공동위원회와 리튬, 구리, 원유 및 가스 등 에너지 사업을 협의할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를 각각 재가동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중과세방지협정도 타결했다. 위 실장은 "아르헨티나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이중과세 부담을 줄이고 투자 여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중과세는 기업이나 개인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본국과 외국 양쪽에서 모두 과세하는 것인데, 이런 가능성을 제거해주는 게 이중과세방지협정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