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칩 교체 주기 5년…반도체 성장 수십년 지속될 것"

입력 2026-08-02 17:53   수정 2026-08-02 17:54

"데이터센터 칩 교체 주기 5년…반도체 성장 수십년 지속될 것"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혁명의 본질은 에너지”라며 “반도체산업을 키우려면 반도체 공장보다 발전소와 송전망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3·5족 화합물 태양전지를 두고 “에너지 효율이 40%에 육박해 생산 비용이 원전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에너지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 회장은 지난달 24일 경기 용인시 기흥의 주성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센터에서 한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3·5족 화합물 태양전지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통상 3~5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오가는 반도체 경기에 대해선 “역사를 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실수를 경계해야 한다”며 “내가 살아 있을 때까지 반도체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반도체 주가 조정에 관해선 “에너지가 없으면 반도체는 아무 쓸모가 없다”며 “최근 반도체 주가가 조정받는 것도 전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 회장은 “AI 데이터센터가 지식과 정보, 기술의 근간이 되는 새로운 시대가 왔다”며 “인류가 학교와 대학을 세운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센터가 지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스마트폰도 5년 쓰면 노후화로 교체하는데,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돌아간다”며 “수십조원짜리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5, 6년 주기로 계속 바꿔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주성엔지니어링을 엔비디아와 비교하며 “(인큐베이팅 시기가 지나가면) 엔비디아보다 주가가 더 크게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에너지 없으면 반도체 쓸모 없어…최근 주가 조정도 전력부족 때문
독자기술로 개발한 3·5 태양전지, 효율 40%…에너지혁명 가져올것
작은 노트북만 한 크기의 태양전지판을 형광등 아래로 가져오자 발전 효율을 가리키는 계기판 수치가 70%로 올라갔다. 결재 서류 판으로 형광등을 가리니 발전 효율이 곧바로 4%까지 떨어졌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지난달 24일 인터뷰 도중 갑자기 3·5족 화합물 태양전지(이하 3·5 태양전지)의 발전 성능을 시연하며 “고객이 우리를 믿지 못해 지난주 1.8W짜리 시제품을 만들었다”며 “실내외 관계없이 빛만 있으면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ALG(원자층 성장) 기술을 활용해 만든 3·5 태양전지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말 기준 올 들어 350%, 고점 기준(6월 4일)으로는 804% 뛰었다. 주성의 ALG 기술이 태양광과 반도체 산업 혁신을 초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급등의 주요 원인이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24일 경기 용인 기흥의 주성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센터에서 진행한 뒤 30일 전화로 보완했다. 다음은 황 회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반도체 주식이 조정받았습니다.

“최근 주성엔지니어링이 고점 대비 50%가량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하락률도 비슷합니다. 펀더멘털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반도체 기업 경영진도 같은 생각입니다.”

▷반도체 업황 호조는 얼마나 지속될까요.

“머나먼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제가 살아 있을 때까지 반도체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과거엔 3~5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오갔습니다.

“과거 역사를 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실수를 경계해야 합니다. 과거엔 반도체가 생활 가전에 주로 쓰였습니다. 지금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주축입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대학보다 더 가치 있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문자 발명으로 시작된 5000년 인류의 역사가 끝나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센터가 계속 가동될까요.

“과거엔 반도체를 만들면 10~20년 쓸 수 있었습니다. 지금 AI 데이터센터에선 5년, 길어야 6년 정도 쓸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돌아갑니다. 스마트폰도 5년 정도 쓰면 신형 제품으로 교체합니다. 이런 스마트폰을 24시간 쓴다고 생각해 보세요. 앞으로 수십조원짜리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5년 주기로 계속 바꿔야 할 겁니다.”

▷대한민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반도체 시장은 ‘에너지’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들도 전력이 없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지 못하고 있어요. 최근 반도체 주가가 조정받는 이유도 전력 때문입니다. 아무리 작게 봐도 에너지 시장은 반도체 시장보다 다섯 배 이상 크다고 봅니다. 앞으로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에너지가 될 겁니다.”

▷한국은 반도체를 더 주목합니다.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면 발전소와 송전망을 먼저 구축해야 합니다. 반도체산업을 육성하는 지름길입니다.”

▷원전을 더 지어야 하나요.

“원전 1기를 짓는 데 10년이 걸립니다. 데이터센터는 지금 당장 전기가 필요해요. 현시점에선 태양광이 제일 좋다고 봅니다.”

▷탠덤 태양전지 기술 때문인가요.

“탠덤 전지도 우리 기술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보다는 주성엔지니어링이 독자 개발한 ALG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하는 3·5(화합물) 태양광 기술이 에너지 혁명을 가져올 겁니다.”

▷탠덤 전지와 3·5 기술은 어떻게 다른가요.

“탠덤 전지는 상부의 페로브스카이트가 단파장 빛을, 아래의 실리콘이 페로브스카이트를 통과한 장파장 빛을 흡수합니다. 3·5는 주기율표상 갈륨 등 옛 3족 원소와 질소, 비소 등 5족 원소를 조합해 태양광 소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우주선 등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은 40%에 육박합니다.(일반적인 태양광 모듈의 에너지 효율은 20~23% 수준이다.)”

▷태양에너지를 40%까지 전기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인가요.

“지금도 35% 효율은 충분히 나옵니다. 비싸고 양산이 어려운 게 문제입니다. 주성은 ALG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100분의 1 이하로 낮출 수 있습니다. 대량생산도 가능합니다. 전력 생산 비용을 원전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어떤 제품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자동차, 피지컬 AI에 쓰일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차 지붕에 3·5 태양전지를 채택하면 운전하면서 충전할 수 있고 필요한 배터리도 (지금보다)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빌딩 유리창에도 쓸 수 있어요.”

▷언제 상용화될까요.

“목표는 올해 말입니다. 생산라인 설계부터 장비, 공정 기술을 일괄 제공하는 턴키 방식으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기업이 카피(모방)할 수 있나요.

“특허에 걸릴 겁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 연구에 30년 가까이 매달려 성과를 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과정이 제일 힘들었나요.

“공정 온도를 1000도에서 300도로 내리는 것과 하부 기판 종류와 관계없이 증착막을 성장시키는 기술 등 두 가지입니다.”

▷반도체 장비업체가 어떻게 태양광 기술을 개발할 수 있나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광은 원천 기술이 동일합니다. 반도체는 모든 산업과 과학기술의 기초입니다. 디스플레이는 이 반도체를 활용해 전기를 빛으로 바꾸고, 태양광은 빛을 전기로 전환하는 거죠.”

▷반도체에도 ALG 증착 기술을 활용할 수 있나요.

“쉽게 설명하면 기존 반도체는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 위에서만 제조할 수 있습니다. 저온 ALG 증착 기술을 활용하면 유리, 금속 등으로도 반도체를 만들 수 있어요. 사각형의 대면적 유리 기판을 활용하면 (원형 실리콘 웨이퍼와 비교해) 버려지는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가격도 10분의 1 이상으로 저렴합니다.”

▷반도체 기술은 어떻게 진화할까요.

“AI는 뇌 구조와 비슷합니다. 로직(연산)과 메모리 반도체가 한 공간에서 동일한 속도로 작동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로직과 메모리가 합쳐지거나 포개지는 방식으로 기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3·5 화합물은 어떤 장점이 있나요.

“현재 기술로는 반도체를 단결정 실리콘 표면에서만 제조할 수 있습니다. 3·5 기술을 활용하면 하부 기판에 관계없이 트랜지스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뿐 아니라 유리 기판, 구리, 알루미늄 기판에서도 반도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향후 양산 계획이 궁금한데요.

“대부분 기업이 ‘불가능한 기술 아니냐’며 선뜻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해외 대형 반도체업체 중 한 곳이 주성의 ALG 장비를 구입해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어요. 실증 작업 1년, 양산 검토 1년, 라인 구축 1년 등 양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힘든 시기는 없었나요.

“항상 힘들었어요. 솔직히 서너 번 포기했습니다. 접어놓고 다른 걸 하다가 아이디어가 생기면 다시 시작하곤 했습니다.”

▷혁신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혁신은 오너 몫입니다. 앞으로 한 발자국을 내디딜 때 이 길이 천당으로 가는지, 지옥으로 가는지 알 수 없어요. 임직원이 할 일은 끊임없이 개선하는 겁니다. 혁신은 세 살짜리 어린애를 바닷가 모래사장에 혼자 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눈을 팔면 바닷물에 빠집니다.”

▷주가는 왜 오른 것 같습니까.

“태양광 기술에 대한 기대와 스페이스X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합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용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중국 기업의 헤테로정션(HJT) 기술이 주성엔지니어링 기술을 카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지난 4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첨단 태양광 제조 장비의 미국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기다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혁신은 미래 시장을 보고 하는 것입니다. 길고 긴 인큐베이팅 기간이 필요합니다. 엔비디아 주가를 보세요. 1990년대 초 창업했는데 2020년대 생성형 AI가 나오기 전까지 실적과 주가가 계속 부진했어요. 시장이 열리자 주가가 수직상승했습니다. 이런 게 혁신 기업입니다.”

▷주성도 인큐베이팅 시기인가요.

“주성은 엔비디아의 2018년을 지나고 있다고 봅니다.”

▷주성을 어떤 회사로 키울 계획입니까.

“임직원들과 목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주는 기업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목표한 기간이 있나요.

“앞으로 5년입니다.”

정리=이광식 기자

황철주 회장은

△1959년 경북 고령 출생
△1986년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3년 주성엔지니어링 창업
△2010년 벤처기업협회 회장
△2015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2019년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 위원장
△2022년 한국발명진흥회(KIP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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