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메모에 '엔화 100억달러 매수'…美개입에 엔저 멈췄다

입력 2026-08-02 18:22   수정 2026-08-03 01:24

베선트 메모에 '엔화 100억달러 매수'…美개입에 엔저 멈췄다

미국 정부가 일본 통화당국과 함께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미국과 일본이 엔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대규모 공조 작업에 나선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욕연방은행은 지난달 31일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엔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고 FT는 전했다. 뉴욕연은은 또 30일 주요 외환거래 은행에 환율 동향 파악을 시행해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신호를 전했다.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엔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인 달러당 164엔에 근접한 상태였다. 이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은 30일 6조~7조엔에 달하는 대규모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여기에 미국이 31일 가세했다. 로이터통신은 31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각료회의 당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앞에 놓인 메모장의 ‘할 일 목록’에 “엔화(JPY) 50억~100억달러 매수”라고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7.4엔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미국의 개입 배경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과도한 엔화 약세는 일본 금융회사와 기관투자가 등이 미 국채와 같은 해외채권을 매도하는 유인이 될 수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무역적자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엔화 약세를 선호하지 않는다. 대미 투자를 위한 압박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시장은 동요하고 있다. 가토 미치요시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외환 및 금리고객 담당 수석고문은 블룸버그통신에 “시장이 당국의 대응 능력을 과소평가했다”며 “투기 세력이 엔화를 매도하기가 더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했다.

베선트 장관은 8월 미국 애슈빌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오랜 친구인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SNS에 올렸다. 미·일 간 금리 차가 엔화 가치 약세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듯한 뉘앙스로 풀이된다.

도쿄=최만수/워싱턴=이상은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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