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습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습 작전을 돌연 취소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전면 개방과 핵 위협 종식에 합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로부터 합의 틀에 관해 동의가 이뤄졌으니 공격을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신속한 합의를 조건으로 공습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SNS에 밝혔다. 이어 “이번 합의에는 호르무즈해협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개방과 이란의 핵 위협 종식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언론 채널12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위한 타협안에 동의했으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을 전격 취소했다”고 보도했다.다만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란 반관영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채널12 보도를 부인했다. 메흐르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주장은) 새로운 거짓말에 불과하다”며 “이란군은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취소했지만 위협 카드는 남겨뒀다. 그는 이날 SNS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의 군사 공포와 힘, 위력을 갖추고 이란을 공격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이란의 보복을 우려한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작전 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갈등 완화와 공습 자제를 촉구했다. AP통신이 인용한 한 관계자는 “사우디는 이란이 걸프 국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보복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번 공습 계획은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연계 매체인 누르뉴스는 미국이 이란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격하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유전, 카타르와 이스라엘 가스전을 타격할 것이라며 “모두 잿더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너지 생산 시설 파괴는 호르무즈해협 봉쇄보다 경제적 타격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선박 통행을 재개하는 것보다 인프라를 다시 짓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사 노던트러스트는 지난 3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핵심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아 공급 차질이 일시적 수준에서 구조적 문제로 바뀔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매켄지는 해협 폐쇄로 감산하거나 생산을 중단한 유전이 이전 생산량의 70%를 복구하는 데 최장 3개월, 90%를 회복하는 데 6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타르에너지는 핵심 장비가 완전히 파괴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라인 2기를 복구하는 데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