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 상승률이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반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2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DI)이 ‘깜짝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7월 근원물가까지 상승세를 이어가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열리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생활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데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락해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석유류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5.5%를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지만 6월(24.7%)보다는 한풀 꺾였다. 석유류의 물가 상승 기여도도 6월 0.93%포인트에서 지난달 0.60%포인트로 낮아졌다. 국제 유가가 하락한 데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한 영향이다. 재정경제부는 최고가격제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3%포인트 낮춘 것으로 추산했다.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소비자물가는 3.1%에 달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구입 빈도가 높고 가격 변동에 민감한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5월 3.3%, 6월 3.4%를 기록했다가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농축수산물을 포함한 식품 물가가 1.6% 오르는 데 그친 영향이다.
반면 식료품과 석유류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2.6% 뛰었다. 2023년 12월(2.8%)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컴퓨터(상승률 25.1%),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22.5%), 전기차(6.2%) 등 내구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8월 물가도 7월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지난해 8월 SK텔레콤의 대대적인 요금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로 8월 물가 상승률은 7월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결정 측면에서는 소비자물가 안정세보다 근원물가 상승세를 더 경계할 것”이라며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은은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GDI가 2분기 15.6% 증가해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다만 낮아진 생활물가 상승률만 보면 8월 금리 인상을 주저할 수 있다. 통화정책의 변수인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430원대로 크게 내려오면서 금리 인상 압박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에 이어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만큼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익환/심성미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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