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를 포함한 9개사는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면서 견적가격을 서로 공유하고 가격 변동 폭과 입찰 하한선을 맞춘 혐의를 받는다. 9곳 모두 담합에 참여했지만 해산했거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협조해 면책된 업체를 제외한 6곳만 재판에 넘겨졌다.
담합은 이마트가 납품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견적가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직후 시작됐다. 업체들은 비공개 견적을 서로 알려주며 납품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삼겹살과 목심 등 부위별 가격을 매주 교환하고 할인행사나 재고 처분 때는 개별 연락을 통해 가격 인하 폭을 조율했다.
육가공업체 이름을 표시하는 브랜드육뿐 아니라 업체 표시 없이 국내산 돼지고기로 판매되는 일반육에서도 담합이 이뤄졌다. 검찰이 2020년부터 3년간 가격을 분석한 결과 브랜드육 납품가는 업체별로 거의 같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담합 사실을 감추기 위해 모든 업체가 똑같은 가격을 써내지는 않았다. 사전에 정한 가격에서 수십원이나 수백원씩 차이를 둬 경쟁 입찰처럼 보이게 했다. 일부 업체는 조사 과정에서 업계 관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대화방에서는 “공정거래법이 개정됐으니 보안에 신경 쓰자”는 내용의 메시지도 발견됐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뒤에는 증거를 없애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임직원들이 메신저 대화방과 관련 전산자료를 삭제했고, 일부 업체에서는 준법감시를 담당하는 법무팀 직원이 자료 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사 방해를 주도한 임직원 4명도 함께 기소했다.
담합 관련 거래 규모는 1조2000억원, 물량은 1억4200만㎏에 달했다. 검찰은 업체들이 담합으로 약 1800억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했다.

소비자 피해도 컸다. 담합이 적발된 뒤인 2024년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년보다 올랐지만 대형마트 삼겹살 가격은 납품 경쟁이 살아나면서 25.5% 하락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담합 기간 소비자가격이 최소 20% 이상 높아진 것으로 봤다. 대형마트 가격을 참고해 동네 정육점도 판매가격을 정하는 만큼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친 영향은 더 컸을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는 2021~2023년 약 190억원 규모의 담합을 적발해 고발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담합이 2017년부터 이어졌고 전체 거래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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